김일성 신격화·김정일 세습 등 북괴체제 비판…공개 질문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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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도오꾜 20일 동양】일본의 저명한「마르크스」경제학자이며 사회평론가로서 북괴로부터 국빈대우를 받고 3차례나 평양을 방문한바있는 친 북괴 인사「하야시·가나메」씨(임요·82·동경도 삼병구)는 최근 김일성 신격화와 김정일 세습의 북괴체제에 강한 의문을 제기, 조총련 중앙의장 한덕수에게 공개질문장을 냈다.
북괴 김일성에게 보이고 그의 의문에 대한 회답을 바란다는 이 공개질문장에서 「하야시」씨는 김일성 신격화 내지는 절대화가 일제시대의 천황제 하의 암흑통치를 상징시키는 것으로서 그 위에도 장남에의 권력세습까지 획책하는 것은 더욱 이해할 수 없고 놀라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하야시」씨는『신격화·절대화는 우리들은 천황제 하에서 뼈저리게 체험했으며 천황제를 일반적인 표현으로 신격화 또는 절대화로 불린다』고 말하고『일본국민들은 조선형 천황제인 유일지도 체제와 연대한다는 것은 일본인을 배신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74년6월 세 번째 평양을 방문했을 때, 그리고 지난 4월1일 일본에 온 북괴문화대표단(단장 유해영)에게 그가 가진 김일성 신격화에 대한 의문점을 따지고 물었을 때 그들은 하나같이 신격화가 아닌 절대화라고만 말꼬리를 흐릴 뿐 의문이 해소될만한 해답은 얻지 못했다고 주장.
한덕수나 김일성 자신이 적절한 해답을 해주도록 요구했다.
「하야시」씨는 일본의 천황제 하에서는 천황과 황후의 사진만을 소중히 모시는데 불과했으나 북괴는 김일성과 아들 김정일의 사진은 물론 김일성 동상을 전국방방곡곡에 세워 이를 신주처럼 모시는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고 지적, 이는 천황제를 뺨치는 독재체재임이 분명하다고 신랄히 비판했다.
「하야시」씨의 이 공개질문장은 그가 일본의 문화계·학계의 원로라는 점에서 그 파급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며 조총련은「하야시」씨의 공개질문장에 대한 회답은커녕 이 사실이 일본언론기관에 새어나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전 조직력을 총동원하여 이를 제지시킨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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