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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와진 중공 핵 이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화국봉 집권 후 중공은 핵무기와 「미사일」분야의 개발을 가속화하여 지난8월 이후 3차례의 핵실험과 2차례의 인공위성을 발사, 모두 성공시켰다. 최근 실험 결과를 분석한 군사전문가들은 중공이 늦어도 78년까지는 전 세계를 사정권 안에 넣는 ICBM(대륙간 탄도 유도탄)개발에 도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것은 최근의 예상을 7∼8년 앞당긴 것이다. 서방 전문가들은 당초 70년대 중반에 중공이 사정 8천「마일」의 대규모 ICBM제작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었으나 중공이 기술·재정의 부족으로 전력을 기울이지 못하자 80년대 중반에 가야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지금 중공이 개발한 최고 성능의 탄도탄은 사정 거리 3천∼3천5백「마일」의 소규모 다단식 ICBM이다. 중공은 그중 일부를 이미 실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중공은 지상에서 인접 「아시아」와 소련을 공격권 안에 넣을 수 있는 핵 공격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군사적으로 미소의 핵 공격을 억지 하기에는 아직도 크게 미흡한 상태다.
서방측 자료에 의하면 중공은 지금 전술 핵무기의 운반 수단으로는 F-9 전투기, IL28 경폭격기를 가지고 있으나 장거리 전략 공격을 위해 행동반경 2천「마일」의 TU-16중형 폭격기 1백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한국·일본과 「필리핀」·인도 및 「모스크바」 등 소련의 주요 도시까지 공중 핵 공격권 안에 넣게 됐다.
사정 6백∼7백「마일」의 준 중거리 탄도탄(MRBM) 50기가 있으나 이미 낡고 성능이 뒤져 중거리 탄도탄(IRBM·사정 1천5백∼1천7백50「마일」)으로 교체하고 있다.
최근 공표된 「밀리터리·밸런스」76∼77(영국 전략 문제 연구소)에 의하면 지금 중공이 보유한 중거리 탄도탄은 30기 정도다.
핵탄두로는 원폭과 수폭 2백∼3백개를 가지고 있으며 그 보유량은 급속히 증가되고 있다.
핵연료는 모두가 액체 연료이며 고체 연료는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의 핵 기지는 소련·인도와의 국경에 연한 서부의 험준한 오지 신강성과 「티베트」에 집중돼 있다. 당초엔 신강성에만 전개했었으나 이 지역은 소련에 너무나 근접해 있고 시설이 너무나 노출돼 최근 「티베트」에 제2의 핵 기지를 만들었다.
여기엔 핵 및 「미사일」발사 기지와 실험장·지하 비행장 등이 시설돼 있다.
중공은 아직 인도양이나 태평양을 착탄 구역으로 하는데 필요한 사정 거리의 ICBM 실험은 못하고 있다.
모택동 시대에도 중공은 핵무기와 「미사일」분야의 실험을 해 왔으나 지금처럼 빈도가 잦지도 않았고 발표도 그렇게 요란치 않았다.
그것은 모택동이 핵 진략을 유 무기론이라고 비판하면서 인민 전쟁을 전략의 기본으로 한데다 핵 개발로 일본의 군국주의를 자극하여 일본이 재무장하는 것을 피하려는 데도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화국봉은 허약한 자기 체제를 강화키 위해 군부의 포섭이 불가피하고 군부 포섭을 위해서는 그들의 지상 요구인 「군의 현대화」즉 핵무기와 「미사일」분야의 개발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다는 풀이다. 이것은 중공의 전략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구종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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