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풍경 그대로 … 김기림 시 75편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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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시인 이상(1910~37)과 함께 1930년대 모더니즘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김기림(1908~?)의 새로운 시 75편이 새롭게 발견됐다.

 박태상 한국방송대 국문과 교수가 펴낸 『원본 김기림 시 전집』(깊은샘·사진)에는 『기상도』(1936)와 『태양의 풍속』(1939), 『바다와 나비』(1946), 『새노래』(1948) 등 기존 시집에 실렸던 시와 ‘저녁별은 푸른 날개를 흔들며’ 등 미수록 시 75편이 함께 실렸다. 수록된 시는 발간 당시의 원전을 그대로 실었고 필요한 경우 주석을 붙였다.

 시 전집에는 김기림과 절친했던 이상이 그에게 보냈던 서신 7통도 함께 수록돼 1930년대 문단의 분위기와 문인들의 이야기, 김기림의 위상 등도 엿볼 수 있다.

 김기림은 시 ‘바다와 나비’와 ‘기상도’ 등의 작품을 남긴 시인인 동시에 비평가로도 활발히 활동했다. 특히 1933년 이태준·정지용·이상 등과 함께 구인회를 결성하고 모더니즘 문학의 수입과 소개에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1930년부터 10년간 조선일보에서 기자로 일했던 그는 1940년 조선일보가 폐간되자 고향인 함경북도로 내려가 경성중학교 교사로 일하며 영어와 수학을 가르쳤다. 영화감독 신상옥(1926~2006)과 시인 김규동(1925~2011) 등이 그의 제자다. 김기림은 1945년 광복을 맞아 서울로 돌아왔으나 한국전쟁 당시 납북됐다. 이후 그의 모든 작품은 금서로 묶였지만 유족 등의 노력으로 납북이 판명되면서 88년 해금됐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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