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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그곳에선 … " 헌정 연주곡 만들고 스타들 성금 행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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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분위기가 연예계에도 확산되고 있다. 헌정곡을 발표하거나 성금을 내며 애틋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TV 예능 프로의 결방에 이어 콘서트, 음원발표, 제작발표회 일정 등도 취소·연기되고 있다.

 작곡가 윤일상은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헌정곡 ‘부디’를 올렸다. 4분 30초의 피아노 연주곡이다. “세월호 희생자 분들을 생각하고 그들의 넋을 기리며 작은 연주곡을 헌정합니다. 부디…. 부디 그곳에선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라는 글과 함께다. 그는 또 “작업을 하려 해도 자꾸만 아이들이 마지막까지 매달렸을 절박한 순간이 떠올라 힘들었습니다. 해 줄 수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미안합니다”라고 썼다.

 지드래곤·김재중·수영·바다 등 다수의 스타들은 SNS를 통해 실종자의 생환을 바라는 노란리본 달기 운동에 동참했다.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23일 박신혜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5000만원, 박경림이 대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원, 오연서가 대한적십자사에 1000만원을 각각 기부했다. 앞서 송승헌이 1억원, 장미인애가 5000만원, 주상욱·정일우가 각 3000만원, 김보성·온주완이 각 1000만원을 전달한 데 이어서다. 23일 영화 ‘관상’의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의 주필호 대표도 1억원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전달했다. 이날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안산시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임시분향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전했다.

 유리상자와 씨엔블루는 각각 24, 26일 열릴 예정이던 콘서트를 6월로 미뤘다. 조장혁도 5월 10~11일 예정인 14년 만의 단독 콘서트를 연기했다. ‘표적’ ‘우는 남자’ ‘인간중독’ 등 새 영화와 관련된 제작보고회·기자간담회도 잇따라 취소됐다. 5월 1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개막식의 레드카펫 행사 등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빅맨’(KBS), ‘개과천선’ ‘트라이앵글’(MBC), ‘닥터 이방인’ ‘너희들은 포위됐다’(SBS) 등 새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나 방송 일정도 미뤄졌다. 이번 주 들어 지상파 드라마는 예능 프로와 달리 정상화됐지만, 이달 말~다음달 초 대거 선보일 예정이던 새 드라마의 방송 일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세월호 참사는 실제 대중문화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음원사이트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는 “16일 참사 이후 방문자수는 이틀간 연일 5%씩, 페이지뷰는 이틀간 연일 10%씩 줄었다. 이는 이례적인 일로, 이용자들이 TV와 모바일 뉴스에 집중하며 애도 분위기 속에서 음악에 대한 소비가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음원사이트 엠넷닷컴의 관계자도 “사고 이전 5일간의 평균 방문자 수에 비해 이후 5일간의 평균 방문자 수가 6% 하락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록페스티벌의 하나로 올 여름 안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도 취소됐다. 행사를 주최하는 CJ E&M 측은 23일 “40여 팀의 국내외 가수를 섭외해놓은 상황이지만 안산시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점 등을 고려해 올해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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