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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한 신민당 각파…대회전후의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대회 1일전-.
표를 쥔 시골 대의원들이 속속 상경한 13일 저녁부터 이들이 파별로 분숙한 광화문일대 등 여관만도 줄잡아 약20개.
10명의 후보가 마지막 득표 전을 벌이는 무대가 바로 이 여관방.
각 후보 사무실도 조그만 여행「백」을 든 대의원들의 출입이 끊이지 않고 후보들과 조직요원들이 공개 접촉하는 득표현장이다.
주류 측은 이충환·김재광·유치송씨 등 후보별로 여관을 잡지 않고 김영삼씨의 광화문사령탑이 각 도별로 잡은 8개 여관에 대의원들을 분숙시켰다.
주류세가 약한 호남에서 온 대의원들에 대해서는 비주류의 침투를 막기 위해 여관소재를 「대외비」에 붙이고 있다.
김영삼씨 자신이 13일 하오부터 광화문사무실에 나와 앉아 상경 대의원들을 일일이 접견했고 이·김·유씨 등 3후보는 그들대로 배당 받은 대의원들을 만났다.
김재광후보는 『9명 중 6명에야 못 들겠느냐』고 자신하면서도 『돈 많은 후보 중 누가 당사하나 그럴 듯하게 짓는다면 나는 그를 밀어주겠다』고 엉뚱한 공약.

<극장·축구 구경가기도>
비주류 측 이철승 후보는 이례적으로 자파 지구 당위원장 자택에 대의원들을 분숙, 물샐 틈 없는 관리를 하고 있고 자신은 S「호텔」에서 상경대의원들을 접촉.
고흥문 후보는 자기 사무실이 있는 G「호텔」식당에서 대의원들을 만나면서 청진동 Y·H두 여관에 자파 대의원들을 투숙시키고 「원숙한 인격에 전 당원은 기대한다」는 등의 내용이 적힌 전단을 배포.
정해영 후보도 체육회관사무실과 두 여관에서 대의원을 만났고, 신도환 후보도 Y여관에서 대의원들을 접견.
주류 측의 단독출마자인 최형우 후보는 종로2가의 S여관에 「늙고 병든 신민당, 내 한 표로 수술하자」는 표어를 걸어놓고 대의원들을 수용했고, 13일에야 출마를 선언한 김옥선 후보는 표면상 움직임이 없는 정중동.
대체적으로 각 후보는 대의원들과 점심이나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 상례.
그리고 나서는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어떤 파에서는 삼삼오오로 극장에 보내는가 하면 다른 파는 서울운동장의 축구장으로 인솔.
운동 마지막 날인 14일 저녁에는 주·비주류가 각기 단합대회를 가질 계획. 주류는 J관에서, 비주류는 A원에서 가질 단합대회에는 양파의 대의원과 조직요원 전원이 초청돼 「참석규모」로 대회에 앞선 「1차 승부」를 가리는 자리가 될 것 같다는 것이 당내관측이다」

<화요회 표에 각파군침>
김원만 후보가 돌연 사퇴한 화요회는 김씨 사퇴가 사전 상의 없이 이루어졌다고 흥분, 득표에 바쁜 다른 사무실과는 대조적 분위기.
김씨는 13일 상오9시 사퇴선언을 하기까지 화요회의 누구와도 상의를 않았고, 심지어 지방득표작업에서 13일 새벽 상경한 한건수 의원과 통화하면서도 사퇴결심을 밝히지 않았다는 거 김씨 사퇴로 후보가 없는 화요회는 전당대회 후 자기들이 차지할 당직의 몫을 어디서 찾느냐는 문제 등으로 김씨 사퇴를 크게 원망, 『자기도 죽고 화요회도 죽인다』며 불평들.
화요회는 후보는 없더라도 일단 행동통일을 기한다는 방침아래 자파 대의원들을 K여관에 집결시켰다.
이런 와중에도 벌써 일부 후보의 조직요원들이 화요회사무실에 나타나 「무주표」를 노획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대회진행 철저히 안배>
13일 열린 준비위에서는 15일 대회의 진행과 순서 하나하나마다 각파 합의로 확정지었고 발언자도 주·비주류를 골고루 안배.
심지어 당기를 누가 들고 입장하느냐는 문제를 놓고도 『지금까지 주류만 독점했다』『대의원 중에 최 고령자로 하자』『중도를 잘 지켜오는 한영수 의원을 시키자』는 등 의견이 많다가 지난번 국민투표 때 부정을 폭로하고 공화당을 탈당한 김무길씨를 선정.
그러면서도 당기 양옆을 호위하는 기수단 「멤버」도 주·비주류 1명씩을 안배.
관례에 따르면 당헌개정안까지 통과시켜놓고 새 전당대회의장을 선출하게 돼 있으나 이번에는 이충환 의장 자신이 주류 측에서 최고위원에 입후보했기 때문에 이해당사자라 하여 순서를 바꿨다.
비주류내부에서는 『비주류는 연합형태이기 때문에 최고위원 선출이 끝나면 낙선계파의 감정해소 등 단합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대표선출은 대회 이틀째인 16일 하자는 예기도 있었으나 강력하게 주장은 안해 『시간 되는대로 물 흐르듯 의사를 진행하자』는 상궤론에 합의. 당무 및 결산보고도 1개 항목으로 돼있으나 당무는 주류의 박용만 의원이 결산은 비주류의 채문식 의원이 맡도록 철저한 안배원칙을 적용.
준비위는 또 선거에 영향을 줄 가능성 있는 일은 일체 배제하자는 양측의 요망에 따라 대회장단상에는 고문이외에는 준비위 공동위원장인 주류의 김수한 의원과 비주류의 박영록 의원만 좌정토록 했다.
통방을 방지하기 위해 기표소의 간격을 떼어놓았고 암호투표를 방지하기 위해 투표지에 ○○○으로 테두리를 쳐 놓았으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
대회장에 부착할 구호는 「단결하자」「전진하자」8글자로 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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