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재회 고향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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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주·부산=이영섭·임수홍기자】재일통포 추석성묘단 1진 2백41명은 서울·대전·경주등 3박4일의 관광·산업시찰을 끝내고 30일하오 부산에 도착, 그리던 가족들의 품에 안겼다.
일행은 29일 포항제철과 경주유적을 돌아보고 30일 상오에는 울산정유공장과 현대조선을 시찰, 몰라보게 발전한 조국의 모습과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유산들 앞에 감탄을 연발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왔다는 이임봉씨(75·제주)는 일본서만 자란 2세들에게 조국을 가르쳐주기 위해 이번에는 필현(33) 치명(20) 두 아들과 며느리 양금출씨(30) 까지 데리고 다시 왔다고 말했다.
성묘단 중 제일 고령자인 이춘식씨(84·여·제주)는『오래 사니까 좋은 세상 많이 보고 고향에도 다 와본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조카 조진생씨(51·여)에 부축되어온 이씨는 고향에 가면 딸 박명숙씨(51)와 얼굴도 모르는 손자들을 많이 만날 것이라고 마냥 즐거워했다.
한순자씨(22·제주)는 동생 청자(20) 상미(18) 등 3자매가 같이와 부산으로 바로 오는 어머니 강순금씨(57)와 합류, 고향으로 갈 것이라면서 『경부가도에서 열렬히 손을 흔들어 환영해주는 동포들을 보고 조국과 동포애가 어떤 것인줄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준태씨(70·금천)는 다음번엔 기회가 없을 것 같아 건강을 무릅쓰고 왔다면서 종전후 귀국, 김해에 산다고 말만 들은 여동생 유옥수씨(58세쯤)를 꼭 찾아야겠다고 말했다. 또 김성례씨(63·경남사천군유동면)는 44년전에 헤어진 오빠 김성이씨(66)를 꼭 찾아달라고 오빠부부의 옛날결혼식 사진을 내보이며 애타게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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