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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물오리대군 열병식|2천마리 기르는 영광군 박도일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오리대군의 열병식이 바닷가에 펼쳐진다.
영광군 여산면 두우리 박도일씨(34)는 마을에서 부르기를 오리아버지-.
2천여마리의 오리가 박씨를 따라 마을에 들어서는 모습은 일대장관.
박씨가 이처럼 많은 오리를 기르게된 것은 그 배설물로 톼비를 만들기위해 50마리를 기른것이 계기가 되었다.
처음엔 새끼를 사왔다.
마당에 풀을 쌓아놓고 그곳에 오리들이 배설하면 아주 훌륭한 퇴비가 되었다.
겨우 걸음마를 하던 새끼오리들이 가슴이 넓어지고 다리힘이 생기면서 문턱을 넘어 바닷가로 내달았다.
물이 빠지고 갯벌이 들어나자 오리떼들은 갯벌에 살고있는 짱둥이·잡어·고동새끼등을 잡아먹었다.
성장동는 무척이나 빨랐다.
박씨는 여기에서 별사료를 들이지않고 오리를 튼튼히 키울 수 있다는「힌트」를 얻었다. 같은해 가을 오리식구는 l백마리로 불어났다.
본격적으로 오리사육에 나선 박씨는 오리사육장은 드넓은 바닷가 갯벌로, 사료는 바다가 주는 갯벌살이 생물들로 오리가 배설하는 것은 퇴비로 일거삼득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박씨는 오리생태를 꾸준히 관찰, 성장속도가 바닷가에 방사하는 것이 육지에서 보다 20일이나 빠르다는 것을 터득했다.
뿐만아니라 알에서 깬후 1개월만 집에서 기르고 바닷가로 내보내면 하루종일 먹이를 주워먹고 놀다가 저녁이면 저희들끼리 줄을지어 집으로 돌아와 별손도 들지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박씨의 오리사육에 무관심했던 주민들도 지금은 관심을 보여 83가구가 오리를 기르게 되었다.
박씨의 꿈은 마을협업 오리단지를 만드는 것.
올해 8천마리를 길러 연간 마을소득 4백만원을 올릴 계획이다.
오리는 중국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로 지금은「홍콩」등지로 중개상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특히 금년처럼 쇠고기파동의 여파로 닭고기값이 크게 뛰는 바람에 오리고기의 국내 수요량도 점점 늘고있는 실정이다.
사료값이 거의 안들고 병도 적은 오리사육은 바닷가 농가부업으로 새로이 각광을 받게된 셈이다.
놀이 붉게뭍든 바닷가에서 2천마리의 오리떼를 끌고가는 박씨는『왝왝대는 오리의 합창이 즐겁기만 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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