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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카터」는 성실하다·냉혹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미·카터」는 미국민주당 대통령후보로 지명되었지만 그 인물됨은 아직까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미지의 정치인이다. 그의 내외 정강정책이 모호하다는 일반적인 비평도 그런 인상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다음은 「지미·카터」를 가까이서 오래 전부터 보아온 측근(그의 어머니와 선거참모 및 주 상원의원 시절의 동료)과 그와 적대관계에 있던 인물들(「레스터·매독스」전「조지아」주지사와 「카터」가 「조지아」주지사로 있을 때 주 수도「어틀랜터」시의 「어틀랜터·콘스티튜션」지의 편집자였던 「레그·머피」와의 회견을 통해 「뉴스위크」지가 특집한「카터」인물평을 소개했다. <편집자주>

<한번 시작하면 꼭 성사>
▲「틸리언·카터」(「카터」후보의 어머니)
「지미」가 하는 행동이나 말 중에는 내가 싫어하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봐서 그는 믿음직스러운 남자예요. 내 아들이니까 내 생각이 좀 과장된 건 사실이지만요. 다른 후보들 보다는 훨씬 거인이라고 생각해요.
선거운동으로 바쁘고 하루1백 번 이상 전화가 걸려오지만 틈을 내서 맨발에 반바지차림으로 정원에 나가 아이들과 뛰어 놀 때가 그로서는 가장 행복한 때 같아요. 잘 화를 내지는 않지만 화가 날 때는 오른쪽 관자놀이의 핏줄이 솟아올라서 움직이는 건 볼 수 있어요. 꼭 한번 그걸 본 일이 있답니다.
그는 무슨 결정을 내릴 때마다 기도를 하는 걸로 나는 알고 있지만 정치와 종교를 혼돈하지는 않습니다. 속독술을 배워서 책을 철저하게 읽는 버릇이 있어요. 아주 강력한 대통령이 될게 틀림없어요. 한번 시작한 일은 반드시 끝내고 중도에 포기하는 법이 없는 아이지요.

<주지사도 속여서 당선>
▲「레스터·매독스」(70년「카터」가 「조지아」주지사 때 부지사역임)
「카터」의 행정능력은 풍부하나 자신이 정치「엘리트」의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정부가 누구든지 선거에 당선되는 사람에게 속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유감스럽다. 70년 그는 자신을 나와 「조지·월리스」의 친구로 부각시켜 지사에 당선됐다.
그는 사람들을 속여 당선된 것이다. 대통령선거에서도 똑같은 수법을 쓰고 있다. 그의 기질·정서·진실·정직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라디오」와 TV에서 보여주는 모습과 정반대의 인간이다. 말하자면 「지킬」박사와 「하이드」씨 같은 표리부동한 인물이다. 그는 냉정·교활·잔인하고 방해가 되는 것은 가차없이 파괴해 버린다.
그는 71년1월 부지사겸 주 상원의장으로 있던 나에게 만약 어떤 문제에서든지 그에게 반대하면 그는 모든 수단을 다 써서 나를 파멸시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정치에 미쳐있기 때문에 어떤 인종「그룹」에 무슨 일이 생기든 상관 않는다. 이런 종류의 인간이야말로 진짜 인종차별주의라고 나는 믿고있다.

<앙갚음을 한 적은 없어>
▲「해밀턴·조던」(31·「카터」선거운동본부장)
대학 다닐 때 처음 그의 연설을 들었는데 아주 더듬거리는 말솜씨였다. 그러나 이야기 내용은 진지했다. 언짢은 일이 있어 화가 나더라도 소리지르거나 윽박지르는 일이 없다.
한데 그가 언짢아 하는 일들은 거의가 「스케줄」이 5분 가량 늦는다든가 하는 따위의 사소한 일이다. 그는 시간이 늦어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기다리게 한다는 것을 끔찍스럽다고 여긴다.
「지미」는 참 어지간히 성실하고 점잖지만, 비뚤어진 것이나 거짓을 보면 못 참는다. 그럴 때는 강경하고 고집불통이며, 정직하지 않은 인물들에게는 냉혹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무자비한 것도 아니다. 무자비하다는 것은 꽁하거나 앙갚음을 한다는 일면을 지닌 것인데 나는 「카터」가 그런걸 본적이 없다.

<타협성 부족한 게 결점>
▲「라마르·프런케트」(전「조지아」주 상원의원)
나는 「카터」를 알고 난 후부터 줄곧 그를 지지해왔다. 그의 사회분야에 관한 사고는 매우 정확하다. 그는 종교와 기독교윤리에 깊은 통찰력을 갖고있다.
그에게 결점이 있다면 그것은 타협성이 모자라는 일이다. 아마 해군사관학교 시절에 그와 같은 강직한 성격을 갖게된 것 같다. 독일의 U「보트」에 대항할 때 타협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반대자에 관용성 없어>
▲「머피」(「샌프란시스코·이그재미너지」발행인)
63년「카터」가 처음으로 주 상원의원이 됐을 때 그는 나에게 신문에 실린 기사가 틀려먹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문사들이 공모해서 주 의회를 비판한다고 믿는 것 같았다. 그 때의 인상은 「카터」가 남의 잘못에 눈감아 줄만한 아량이 없다는 것이었다.
68년 내가 그를 다시 만났을 때 그는 주지사선거운동을 하고 있었다. 작년 선거에서 진보적인 후보로 나서서 패배한 「카터」는 아주 보수적인 입장으로 나서려고 결심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사로서 그의 능력은 형편없었다.
그는 경비를 절약하지도 못했고 능률을 올리지도 못하면서 남들이 훌륭한 지사라고 생각해주기를 바랐다.
그는 냉혹한 인간이다. 그는 이길 것이다. 그는 이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견해도 바꿀 것이다. 「카터」는 의회관계도 원만치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그에 반대하는 사람에게 관용을 베풀 만큼 인정 있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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