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김용완 전경련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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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국재계의 산 증인」으로 통하는 전국 경제인연합회의 김용완 회장. 고희를 넘겼음에도 정정한 동안, 낭랑한 목소리는 여전 노익장의 풍모다.
마침 한국-화란 민간 경협위 설립 합의서에 서명을 마치고 나오는 김 회장을 잠시 만났다.
-날씨가 무더워지는데 요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세월은 못 속이는지 노쇠현상을 분명히 느끼겠어요.
특히 가까운 동년배들이 하나 둘 타계해 가는 걸 볼 때 새삼 인생무상도 생각하게 됩니다.
정신을 적게 쓰고 편히 쉬는 것을 첫째로 하고 있어요.
가끔「골프」를 치고 술도 소량이지만 매일 하는 편입니다.
-올 상반기의 경제동향을 돌아본다면….
▲수출이 예상외로 늘고 생산·투자 등 전반적으로 좋아졌읍니다. 섬유를 비롯한 철강·합판 등 불황업종의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했구요.
그러나 문제는 하반기에 있읍니다. 현재 경기전망에 대해 낙관·비관의 양론이 엇갈려있지만 개발도상국인 우리의 입장에선 더 이상의 후퇴가 있으면 큰일입니다.
「어린애보고 키 크지 말라」는 얘기와 같으니까요. 가득액 위주로 질·양 양면에서의 다각적 노력이 요청됩니다.
-최근 4차 5개년 계획의 청사진이 발표됐는데 느끼신 점은?
▲자립경제와 자주국방을 마무리 짓는 기간이란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부는 물론 국민·기업 모두가 총력을 다해 국제단위의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고 방위산업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봅니다.
한가지 문제는 조세부담이 18%에서 21.5%로 크게 늘어나고 자금도 88%가 내자조달에 의존한다는 점인데 국민이나 기업이 한층 검소한 생활로 저축을 늘려야만 되겠지요.
-세제개혁 문제도 큰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
▲세제의 핵심은「밸런스」(균형)에 있읍니다. 기업성장과 국민생활, 민간투자와 개발투자간에「밸런스」가 맞게 조정되어야만 부조리와 마찰이 적어진다고 봅니다.
-근래 민간「레벨」에서의 국제경제협력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보는데요….
▲자원과 자본의 축적이 없는 우리나라는 국제적 연관관계가 불가피합니다. 또한 기업이 국제 수준화하고 국력이 강해지면 대외 경협 관계가 빈번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겠죠.
무엇보다 우리는「한국에 태어난 행복」을 깨달아야겠읍니다. 어느 수준에 달한 선진국과는 달리 바쁘게 올라가야 할 산꼭대기가 있기 때문이죠. 그것은 바로 보다 큰 희망과 의욕을 만들어내는 원천이 되는 것이지요. <글 지원훈 기자 그림 정운경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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