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아·농아들에 푸르름 심어주자|경남국민교생 돕는 마산 현모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푸른 5월에 정신박약아·농아들의 가슴에도 푸르름을 고루 심어주자』 마산교육청으로부터 해마다 모범어머니로 표창받은 어머니「클럽」마산현모회(회장 김연희·47)가 10년동안 푼푼이 모은 70만원의 회비로 경남도내 유일한 저능어린이 교육기관인 경남국민학교(교장 이호현·마산시합성동)에 화단을 만들어 줬다.
정신박약아 24명, 말못하는 농아 45명등 모두69명의 어린이가 불우한 자신들의 환경속에서도 배움을 찾는 경남국민학교에는 개교한지 8년이되도록 화단하나 없이 삭막하기 짝이 없었다.
경남국민학교는 경남도내25개 시·군에서 특수교육시설이 없어 학교 교육의 혜택조차 받지못하고있는 정박아와 농아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69년3월1일 문을 열었다.
그러나 학교의 예산이 없는데다 정상생활을 할수없는 저능·불구자녀에 대한 학부형들의 관심도 낮아 학교에 나무 한그루 제대로 심지 못한채 8년간을 삭막한 학교 환경속에 지내야 했다.
그늘 속에서 어둡기만한 이들 어린이의 세계에 푸른나무와 아름다운 꽃을 심어주기로 한 마산현모회 회원들은 5월5일 어린이날을 기해 이 학교어린이 69명과 함께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10년이상된 큰 나무는 인부들이 심었지만 천리향·앉은뱅이향나무·목련·영산홍등은 어머니 회원들이 손수 어린이들과 함께 심었다.
어린이들의 표정은 화단조성이후 눈에띄게 명랑해졌다.
이학교의 교육목표는 『답답하고 의로운 어린이들에게 우리의사랑과 희생으로 멸시와 방임에서 구제하여 밝은 생활을 영위할수 있는 힘을 길러 주자』는것.
이호현교장은 『어린이들이 화단의 잡초를 뽑아 주고 꽃옆에 모여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표정이 더없이 밝다』며 이 화단이 어린이들의 정서교육에 크게 도움을 주고있다고 말한다.
농아 정순임양(13·6년)등 여학생들은 꽃도피지않은채 열매부터 맺는 무화과나무열매를 보고 신기하다는 표현을 손짓·몸짓으로 나타내었으며 정박아 김인호군(11·5년)등 남학생들은 나무에 물을 주느라 하학길도 잊은채였다.
50명의 회원을 가진 마산현모회는 창립 10주년기념사업으로 이 화단을 마련 했다는것.
경남국민교의 어린이들은 대부분 도내 곳곳에서 모여 어린 손으로 자취를 하거나 하숙등 외로운 생활을 하고있다.
이같은 사정을 들은 마산현모회회원들은 어린이들을 각자의 집으로 초대하거나 학교로 찾아가 함께 화단을 가꾸고 어린이들과 어울려 어머니의 사랑을 쏟아 주고 있다. <마산=?태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