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성기 맞은 미국 번창하는 예술인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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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은 요즘 전국적으로 전례 없는 예술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예술분야의 이런 현상을 두고 현대 기술사회의 기계주의 물질주의에 대한 반작용 내지는 균형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오늘날 미국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예술가와 예술가 지망생들이 있고 대중들도 예술을 지원해 주고있다.
미국 전역에는 요즘 매일처럼 새 화랑이 생겨나며 각 대학은 미술전·음악회, 그 외 예술행사 등을 빈번히 개최하고 있다. 은퇴한 노사업가가 예술학교를 후원하는 일도 잦아졌다.
2차대전전까지 미국에서는 예술가들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외에서 수학하거나 창작경력을 쌓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해외의 예술가 지망생이 미국으로 유학 오는 역현상이 보편화되었다. 특히 추상표현주의, 「폽·아트」, 「미니멀·아트」, 「어드·아트」 등 초현대 분야의 예술에 관한 한 이 현장은 더욱 두드러 진다.
이런 예술활동 전성기 속에 요즘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이 예술인촌이다. 예술가들이 모여 사는 이 예술인촌의 수는 1백여개나 된다. 10년 전에 비해 10배가 불어난 수다.
가장 대규모의 예술인촌은 「뉴요크」시 「맨해턴」26「블록」에 위치한 「소호」 예술인 촌. 10여년 전 별로 특색 없는 산업지구였던 이 「소호」촌은 주민이 2천5백명인데 모두 예술가족이다.
화랑만도 30개를 거느린 「소호」촌에는 주로 앞면이 쇠붙이로 주조된 이상한 형태의 낡은 「빌딩」이 늘어서 있다. 예술가들은 가족을 거느리고 이 「빌딩」에 와 커다란 다락방을 싼값에 빌어 전위적인 작품제작에 착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호」촌은 역사적인 지구로까지 간주된다.
「소호」를 비롯한 1백여개의 예술인촌은 대부분 주요도시의 「보히미어」(예술가들의 자유분방한 생활지구)다. 예술가들의 작업으로 활기를 띠는 이 촌들은 같은 거주자 예술가들끼리 자극과 격려를 교환케 하며 싼 집세 등으로 예술가들의 가난한 가계를 지탱케 해준다.
예술인촌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은 화가·조각가가 많지만 도예가·직조공·음악가·작가· 무용가·목각가·판화가 등 범위가 광범위하다.
「소호」다음으로 유명한 촌은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멘도치노」촌이다.
목가적인 환경의 이 촌은 「샌프런시스코」북쪽 3백km지점에 위치한 해변마을이다. 1천2백여 주민 가운데 반수이상이 예술가거나 학생인 「멘도치노」촌에는 「빅토리아」풍의 건물이 보존되어 있으며 직조가 유명하다. 이 마을의 명물은 마을 설립자인 「빌·자하」씨가 세운 「베이·윈도」화랑이다. <미「호라이즌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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