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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늙은 막요 곧 교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동경6일UPI동양】북괴 김일성이 오는 4월15일로 64세가 된다.
유능하지만 연로한 보좌관들의 도움으로 한국전을 포함한 31년간의 격동에 찬 북괴사를 지배해온 김의 건강은 괜찮은 것으로 믿어진다.
그는 75년에 여러 번의 야심적인 해외여행을 했는데 3월에는 중공을 방문하고 5월에는「알제리」「루마니아」「모리타니」를 두루 돌아다녔다.
그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1980년대까지는 족히 북괴를 통치할 것이다.
그러나 그를 둘러싸고 있는 보좌관들은 점점 늙어가고 있다.
북괴 중앙통신이 정부행사 때 발표하는 권력서열에는 10명의 명단이 오르는데 이들의 평균연령은 66.4세이다.
멀지않아 은퇴나 사망 등으로 이들이 물러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북괴는 어쩌면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초의 권력이양사태를 맞게될 것이다.
김의 최고위 보좌관들은 북괴정권수립당시 30대와 40대의 소장들이었다. 그들은 서서히 자리를 잡아 느닷없는 숙청들을 모면한 뒤로는 중요한 존재가 됐다.
당년 73세의 최용건은 제1부주석이자 김의 오른팔이다. 하지만 그의 건강은 몹시 나쁜 것 같고 공개석상에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역시 부주석인 강량욱은 북괴의「최고10인」중 유일한 비 공산주의자다.
그는 현재 72세다. 장로교 목사로 출발한 그는 북괴와 비공산국간의 관계를 담당하고 있다.
국방상 최현은 현재 69세로 대장이다. 그는 6·25때 북괴군사령관을 지냈다.
북괴의 정규군에 해당하는 30만명의 이른바 인민군을 직접 지휘하는 사람은 참모총장 오진자이며 그도 대장이다. 오는 한국전 때 사단장을 지냈다.
김일성의 오랜 보좌관인수상 김일은 63세다.
10인 중 최 연소자는 당년 60세의 김동규로 그는 3인 부주석 중 서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북괴는 1945년 정권수립이래 전쟁준비를 위한 중공업에 치중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업을 전담해온 기술자나 경제전문가들은 평양의 권력서열에서 매우 낮은 지위를 차지하고있다.
북괴는 정권수립이래 골수 공산주의자와 군인들에 의해 통치돼왔다.
김일성은 사회주의국가에서는 유일하게 북괴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철저한 개인숭배체제의 중심 인물이다.
그는 주석 외에도 북괴노동당(KWP)총서기요「원수」요 북괴군최고사령관이다. 그의 대형사진은 도처에 걸려있다.
그의 출생지는 성지가 되었고 전국의 주요대학과 고등학교들은 그의 이름을 따 학교명을 지었다.
각 군의 사관학교도 마찬가지다. 김에 대한 우상화는 중공의 모택동을 훨씬 능가한다.
지금 북괴에서는 김의 아들 김정일(36)을 김의 후계자로 부각시키려는 운동이 한참 진행되고있다.
만약 이것이 성공할 경우 사회주의국가에서는 사상최초로『김씨 왕국』이 탄생하게된다.
북괴는 한반도를 적화통일 하려는 영원한 국가목적과 함께 단 하나의 개인에다 모든 정치를 집약시킨다.
이것은 곧 북괴건국의 바탕이요, 통치의 철학이기 때문에 김일성의 후계자들마저도 이를 뜯어고치려면 골치 깨나 썩혀야 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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