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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잠실운동장 72만㎡ 개발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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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서울시가 1일 코엑스(COEX)와 잠실운동장 일대를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묶어 개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안에 포함된 땅의 면적은 총 72만㎡. 면적만 보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이라 불렸던 용산 국제업무지구(51만㎡)보다 넓다.

 시가 구상하는 복합지구는 국제업무지구·MICE·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 등 4개 핵심 기능으로 나뉜다. MICE는 회의(Meeting)·포상관광(기업체의 연수관광·Incentives)·컨벤션(Convention)·전시회(Exhibition)의 줄임말이다. 국제적인 전시와 행사를 집중 유치하는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탄천을 중심으로 코엑스 등이 위치한 서쪽은 국제업무와 MICE 시설로 집중 육성한다. 우선 코엑스에 전시·컨벤션 시설 1만9000㎡를 증축한다.

올해 말 전남 나주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한국전력공사 부지에는 1만5000㎡ 이상의 전시·컨벤션 시설과 관광숙박시설을 만들어 국제업무 공간으로 조성한다.

시가 소유하고 있는 서울의료원 부지는 일부 토지(2만2650㎡)를 연내 매각해 MICE 지원시설을 건립한다. 옛 한국감정원 부지에도 국제업무 및 MICE 지원시설을 들일 계획이다.

서울시 이제원 도시계획국장은 “장기적으로 영동대로를 지하화하고 코엑스에 위치한 도심공항터미널을 지하시설로 이전해 1만6000㎡ 규모의 전시공간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국제업무·MICE 시설 면적은 지금보다 8만8700㎡ 늘어나게 된다. 서울시는 현재 전시·컨벤션 시설 규모 세계 190위 수준인 코엑스의 국제 경쟁력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천 동쪽에 위치한 잠실종합운동장은 스포츠 및 문화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개발한다. 주경기장과 실내체육관은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건축가 고 김수근씨가 설계한 주경기장은 현재의 디자인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내부시설을 개선할 계획이다.

 수영장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해 국제규격에 맞게 신축한다. 야구장도 학생체육관 부지를 활용해 돔구장으로 다시 짓는다. K팝 등 공연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음향·조명 장비 등을 업그레이드한다. 잠실종합운동장은 매년 유지관리비로만 100억원 이상 들어갈 정도로 시설이 낡았다.

 문제는 예산이다. 시가 계획한 용도로 개발하려면 원칙적으로 민간 소유인 한국전력·한국감정원 부지를 사들이는 데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 시는 ‘사전협상제도’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업자가 개발계획을 수립하면 사전협상을 거쳐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시는 일부 토지를 기부채납 형태로 제공받거나 개발비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전협상제를 도입하더라도 종합운동장 리모델링과 영동대로 지하화·탄천공원 조성에만 수조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개발계획안에는 추정 예산이 빠져 있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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