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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가 더럽혀지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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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른바 등산공해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세계의 지붕「네팔」에서도 골칫거리인 모양이다. 산악인이면 누구나 한번쯤 정복의 꿈을 키워보는「히말라야」가 바로 산악인에 의해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히말라야」의 오염현장은 작년11월「유네스코」가 주관한 「인문과 생물권」「세미나」에서 나온 보고서에 지적되었다.
이 보고서는 등반산악인이 버린 휴지·병·깡통 등 잡동사니들로 뒤범벅이 되어 「쓰레기」산맥으로 변하고 있다고 경고, 등반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쓰레기가 범람하는 것은 관광객의 행위가 아니라 「히말라야」를 찾는 관광객의 13%를 차지하는 등반대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남체·바자르」의 「셸퍼」마을에서부터 「에베레스트」로 뻗어있는 등산로 2백㎞는 마치 오물집하장이라고.
특히 「에베레스트」정상에 이르는 길목「베이스·캠프」(5천3백50m)는 드러진 오물장소.
이「캠프」주변은 코를 찌르는 악취뿐만 아니라 해를 거듭할수록 쓰레기더미가 쌍여 또 하나의 인공 산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73년 「마나슬루」를 등반했던 「호주등반대는 불과 2.5t의 장비와 식량을 휴대한데 비해 작년의 일본여성등반대는 그 8배가 넘는 21t의 식량과 장비를 「히말라야」정복에 투입했었다.
등반대는 보통 등산에 능한 원주민「셸퍼」를 안내인으로 고용하는데 최고 8백명까지 동원하는 경우도 있어 이들이 버리는 쓰레기의 양도 엄청나다는 것.
또 다른 문제는 울창한 산림이 땔감으로 벌채되고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74년 한햇동안 「캠프·파이어」와 식사준비에 필요한 땔감으로 벌채된 나무만도 8백t에 이른다는 것. 뿐만 아니라 목초지는 「캠프」장소로 마구 짓밟히고 있다.
「히말라야」는 내륙 산악왕국「네팔」의 유일한 외자획득자원.
「히말라야」등반 및 가장「붐」은 60년대 초반부터 일기 시작했다. 지난 62년에는 겨우 7천명이 찾아들었으나 74년에는 7만명이 몰렸고 작년에는 10만명이 넘어 「네팔」왕국은 톡톡히 재미를 보았다.
1949년 영국등반대가 「히말라야」의 「랑탕」과 「가네쉬·하이만」을 탐험한 이래 작년연말까지 3백25개의 등반대가 정상에 도전했었다.
「히말라야」를 찾는 등반대와 관광객은 매년 증가일로에 있으나 이같은 오염현상이 계속된다면 「네팔」왕국은 관광객유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이 보고서는 우려를 표시. 【방콕=이창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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