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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독 대박의 땅 드레스덴서 북 주민에 통일 메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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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27일 오후(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됐다가 독일 통일 후 복원된 성모교회(Frauenkirche)의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1989년 12월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이곳에서 통일 의지와 밑그림을 처음 제시한 뒤 독일 통일의 상징이 됐다. [드레스덴=변선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드레스덴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10분 드레스덴 공항에 내려 스타니슬라프 루디 틸리히 작센주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드레스덴 궁에서 틸리히 주 총리가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동독지역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28일 오전엔 드레스덴공대에서 연설을 통해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1964년 독일을 방문했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베를린 공대에서 “분단은 인류이성의 결정적인 자기부정”이라고 통일의 중요성을 연설한 이후 50년 만에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공대에서 통일 구상을 밝히는 건 북한은 물론 세계에 던지는 메시지란 성격이 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에서 밝힐 선언에서 무게가 실릴 분야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교류와 접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드레스덴이 통일 이후 번영을 구가하고 있듯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통일 이후 변화할 북한의 미래상에 대한 구체화된 청사진이 연설에 담길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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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대통령이 드레스덴을 방문지로 정한 건 통일에 대한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통일 전 드레스덴은 동독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 중 하나였다. 1945년 2월 영·미 연합군의 폭격으로 도시의 85%가 파괴됐고 공산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오랫동안 폐허로 방치됐다. 하지만 드레스덴은 통일 이후 급속도로 변했다. 2011년 지역총생산은 151억 유로로 95년 대비 50%포인트 증가했다. 매해 10% 안팎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지금은 정보기술(IT) 산업 집결지로, 독일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들에겐 통일이 가져올 두려움이 과장된 것임을 보여주고 북한에는 통일이 기회라는 점을 알리는 최적의 도시가 드레스덴”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베를린에서 열린 한·독 경제인 오찬 간담회에서 “통일 독일이 침체된 유럽경제를 이끌어가면서 성장엔진이자 안전핀 역할을 수행하고 있듯 통일 한국도 한민족은 물론이고 세계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며 “통일을 위한 준비는 정부뿐만 아니라 경제인의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앞으로 독일 기업들도 투자와 경제협력을 통해 남북한 경제통합 과정에 기여하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또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서 ‘DMZ-그뤼네스반트 사진전’을 관람했다. 이 자리에서 “여러 작품을 보면서 우리 DMZ도 언젠가 평화의 상징으로 바뀌는 그런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갖게 된다”며 “한국의 DMZ도 희망과 긍지의 장소로 바뀌도록 앞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남아 있던 1.3㎞의 장벽에 세계 21개국 118명의 작가가 벽화를 설치한 야외 전시관이다.

드레스덴=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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