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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V드라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강=우리나라 TV「드라머」의 문제는 그 근원을 TV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배경에서 찾아야할 것 같습니다. TV가 영화·연극·「저널리즘」등 잡다한 문화적 요소들을 종합한 것이라고 볼 때 이러한 연관분야나 매체들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서 TV가 출발한 것이지요. 새로 등장한 매체는 기존의 매체를 충분히 이용하는 연관성 속에서 출발하게 됩니다. 이러한 연관분야의 미 개방 상태를 TV가 수용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출발한 셈입니다.
고=「드라머」에 한정시켜 볼 때 처음 작가들은 TV「드라머」가 뭔지 모르고 출발했어요. 그저 당시 한창 「붐」을 일으키고 있던 「라디오」연속극에 그림을 곁들이는 것으로만 생각했지요.
또 KBS에 이어 민간TV들이 개국하자 제자리도 잡지 못한 TV가 경쟁상태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결과는 시청자들을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영합하며, 그들의 요구에 따라가는 현상을 보였어요.
강=그러한 경쟁이 다른 「프로」아닌 연속극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 그 질을 떨어뜨린 것 같아요. 외국 같은데선 각국이 아무리 훌륭한 「드라머」를 하고 인기를 얻고있으며 「달러·박스」라 해도 그 「드라머」자체를 자랑하거나 그 방송의 간판으로 선전하지는 않아요. 그 방송국의 상징은 「뉴스」라든가 다른데 있읍니다.
고=아마 TV「드라머」의 개념상의 혼돈은 몇년전 크게 인기를 얻었던 『아씨』이후 각국이 그와 비슷한 형태를 모방한데 있지 않은가 합니다.
또 하나는 한정된 작가들과 그들의 고료문제에 있다고 봅니다. TV「드라머」의 역사가 짧다는 것과 관련됩니다만 작가의 개발이 무척 어렵습니다. 수적으로 적은 작가들이 수입문제 때문에 단편을 잘 안 쓰려고 합니다. 60분짜리 단편의 경우 고료가 6만∼7만원밖에 안 되는데 비해 일일연속극 작가는 한달50만∼60만원의 고료를 받고 있읍니다. 현재 방영되는 단편은 대부분 연속극의 작가들이 심심풀이나 기분전환을 위해 쓰고있는 실정이지요.
강=지금TV 「드라머」의 문제는 연속극이 많다는데도 있지만 대부분 「골든·아워」에 집중되어 있다는 편성상의 문제와 질이 좋은 것이 적다는데 있읍니다.
편성의 문제는 「스폰서」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 방송의 사회적 기능면에서 볼 때 어느 선에서 한계를 가져야 하겠습니다. 국영방송이라도 이러한 「드라머」싸움에서 탈피하여 소위 「골든·아워」에서 다른 「프로」도 시청률이 높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각국이 개성이 없다는 것도 이와 관련된 문제로 봅니다. 최근 TV평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있어요. 전문지식을 가진 평론가의 개발도 시급한 것 같습니다.
강=다른 분야와는 달리 TV는 과연 그 평이 가능하냐는 문제가 제기될 정도로 어렵습니다. 다량의 복합적인 요소가 함께 작용하고 있어 완전한 평이란 불가능에 가깝지요. 외국의 경우 PD등 제작자들을 위한 것과 시청자의 분별을 길러주려는 대상평의 경향을 보이고 있 읍니다.
TV「드라머」의 향상을 위해서는 작가의 개발이나 제작자 여건의 개선, 타문화 요소와의 긴밀한 협조 등이 요청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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