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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연된『한국 복식사연구』표절 시비|석주선교수, 유희경교수 상대로 고소제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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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유희경교수 (이대가정대학장)의 『한국복식사연구』가 석주선교수(동덕여대)의 저서 『한국복식사』에서 도판 등을 도용했다는 표절시비는 유교수가 검찰청에 고소를 제기함으로써 재연될것같다.
석교수와 유교수 사이에는 지난6월 『한국복식사연구』가 출간된 직후부터 「저작권침해」 를 둘러싼 논란이 거듭되어 왔었다.
『한국복식사』나 『한국복식사연구』는 다같이 고조선등 상고시대로부터 근대개화기까지 우리나라의 의상·장식사를 다룬책. 두책 다 사륙배판에 5백면이 넘는 한국의 복사를 다룬 본격적인 연구서이다.
석교수의 『한국복식사』가 천연색이 포함된 도판중심인데 비해 유교수의『한국복식사연구』는 이론 중심인 것이 다르다면 다른 점.
지난3월 이대출판부에서 『복식사연구』가 출간되고 일간신문에 소개되자, 석교수는 두책을 비교하다가 자신의 『도판과 내용이 상당부분 같은 부분을 발견했다는 것. 이런 사실이 당시 어느 모신문의「칼럼」에도 언급됐으며 이를 보고 유교수는 6월9일 석교수를 찾아갔다.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면 알아보고 사죄를 하기 위해서』였다.
석교수에 따르면 『복식사연구』 는 『한국복식사』에서 「공민와초상」 「금관조복」 등 1백15개의 사진을 8개에 주를 붙였을 뿐 나머지는 모두 무단게재 했으며 내용 중에도 7개부분에서 석교수의 책 내용을 출전을 밝히지 않고 「도용」 했다는 것. 석교수는 이에 대해 유교수가 일간신문에 공개사과문을 내고 출판된 잭을 회수, 석교수의 도판을 모두 때고 다시 출판하도록 요구했다.
한편 유교수는 『도판70여장을 석교수의 책에서 복사해 쓴 것은 사실이나 책의 서문에서 석교수의 저서를 참고했음을 밝혔다. 석교수의 주장대로 l백15장을 모두 도용한 것은 아니다. 그 유물들은 공공의 자료이므로 우연히 석교수의 사진과 내가 찍은 사진이 비슷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반박하고 있다. 또 유교수는 『내용중에 .표절이 있다는 것은 당치도 않다』면서 『「복식사연구」 는 75년에 폐간됐었으나 원고는 68년에 거의 끝나있었기 때문에 71년에 발간된 석교수의 책을 도용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교수에 의하면 석교수에게 개인적인 사과의 뜻을 표했으며 1천부의 책가운데 이미 팔린 1백여권중 40∼50권은 회수했다고도.
여하튼 석교수는 지난 11월 중순 검찰에 「저작권침해」를 들어 유교수를 고소했으며 석교수가 소를 취하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법정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석교수는 『나는 누구를 처벌하거나 배상을 받기보다는 내가 일생을 몰두해 왔던 학문의 존엄성을 지키고 싶은 것뿐』이라고 말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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