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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하나 살아남을 길은 시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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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0일 퇴임식을 한 윤용로 외환은행장(왼쪽)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기념선물을 증정받고 있다. [사진 외환은행]

20일 퇴임한 윤용로 외환은행장이 “같은 지주사에 속한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은 시너지를 내지 못하면 어디든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서울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하나은행을 내부의 경쟁자로 생각하고 접근해선 안 된다. 하나은행이 잘하는 것은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우리가 잘하는 것은 하나은행에 전수해 줘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윤 행장이 외환·하나은행의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아 연임을 하지 못했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퇴임식에선 “외환과 하나가 힘을 합해야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며 두 은행의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조직의 변화와 혁신도 주문했다. 윤 행장은 “세계적 금융 환경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선 강력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과감하게 도전하면 50%의 성공 확률이 있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100% 실패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외환은행은 직원의 자질과 역량이 뛰어나다. 하지만 ‘유연한 사고와 강한 실행력’이 더 필요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에 좀 더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윤 행장은 2012년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에서 하나금융지주로 바뀐 이후 부임한 첫 번째 최고경영자(CEO)다. 관료 출신이지만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국책은행(기업은행)과 민간은행의 행장을 모두 지냈다.

 그는 이임사 도중 감정이 복받치는 듯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윤 행장은 법화경(法華經)에 나오는 ‘사람은 만나면 반드시 헤어지게 되고 헤어진 사람도 언젠가는 다시 만나게 된다(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는 구절도 언급했다. 직원들에게 “여러분은 최고였다. 감사하다”는 인사로 이임사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당분간 쉬겠다”고 답변하고 외환은행을 떠났다. 이임식 말미엔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나타나 “전환기에 큰 역할을 하셨는데 섭섭하다. 퇴임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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