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과학적·합리적이었던 고대 한국의 식생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고대 한국의 음식문화가 과학적인 합리성을 바탕으로 한 상당한 수준에 있었다는 논문이 발표되어 흥미를 자아낸다. 한국문화인류학회의 월례회(21일·민속박에서)에 발표된 이 논문은 윤서석 교수(중앙대·식품학)의 『한국상고시대의 식생활』.

<곡물>
우리 민족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6∼7세기경. 최초의 경작물은 피·기장이고 곧이어 보리·콩·밀·조를 경작했다. 벼농사를 시작한 것은 훨씬 뒤로 직기문화가 파급되던 1∼2세기경이다.
농업이 주된 생업으로 된 것은 삼국정립 이후.
풍토적인 여건으로 벼농사가 가장 빨리 넓게 보급된 곳이 백제. 백제 중기에 이미 쌀밥을 주식으로 했다. 고구려는 조농사를, 신라는 보리농사 위주였다. 5∼6세기경에는 현재 우리가 상식하는 쌀·보리·녹두·밀·귀리·콩·팥 등을 구비하게 된다.

<소채류와 과실>
『위지 동이전』『후한서 동이전』의 『부여·한』조를 보면 마(토서)를 많이 재배한 것으로 되어 있다. 영양학 상으로 보면 마는 비교적 오랫동안 저장이 가능한 「비타민C」의 공급원. 제철이 아니면 채소를 구하기 힘들었던 당시에 마를 많이 심었던 것은 상당히 현명한 식생활을 했음을 알 수 있다.
쑥·산마늘·부추 등의 야생채소는 선사시대부터 있었고 삼국시대에는 무·상치·가지 등도 있었음을 기록에 의해 알 수 있다.
과실은 밤·실백이 유명하였고 특히 실백은 중국과의 대표적인 교역품이었다.
배·복숭아·개암 등도 있었고 박하 잎으로는 차를 달였다는 기록도 있다.

<어패류>
3면이 바다인 때문에 가장 풍부한 것이 조개종류. 김해패총 조사보고에 의하면 조개류가 40여종. 그 외에 도미·상어·참치 등 지금도 우리 해안의 명물인 물고기가 잡힌 기록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