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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실적 … 창고 확 여는 롯데마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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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노병용 사장

롯데마트가 신규 채용 동결, 예산 줄이기 등 사실상 비상 경영을 선언했다. 휴일 의무휴업 등 각종 규제로 인한 영업이익 악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마트 노병용(63) 사장은 지난주 열린 임원회의에서 “최근 경영환경이 지금까지의 그 어떤 위기보다도 심각하고, 상황이 너무 어렵다”며 기존의 비상 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노 사장은 “모든 임직원들이 서로 고통을 같이 나누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는 한 달 단위로 확인하던 점포와 부서별 예산 집행을 일주일 단위로 확 당겼다. 노 사장은 이와 관련, “관련 부서 간 협의로 가능하던 예산 집행도 직접 사장에게 보고해 결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또한 각 점포 단위의 결원이 생겨도 신규 채용을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노 사장은 이와 더불어 “본사 직원들을 현장에 대거 내려보내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지시했다. 신규 채용 자제로 모자라는 인력을 메우는 동시에, 비상 상황에선 현장이 최우선이란 인식에서다.

 18일 오전 열린 전체 점장급 회의에서도 노 사장은 상황의 엄중함을 강조했다. 업계에선 노 사장이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격노, 임직원들의 ‘군기’를 단단히 잡은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 롯데마트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6조4000억원으로 신규점 출점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0.1% 줄어들었다. 점포 80여 곳의 의무휴업 영향이 본격화된 올 1분기의 경우 아직 공식 집계는 안 나왔지만 영업이익이 예년에 비해 10%가량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장에 힘을 주고, 소비자의 발길을 잡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준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4주간 총 4000여 개, 2000억원 규모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창립 16주년 통큰 초대전’은 역대 최대 규모다.

 최근 가격이 오른 우유와 치즈·과자·음료 등을 최대 40% 할인해 판다. ‘서울우유(2.3L)’를 가격 인상 후 대비 16%가량 저렴한 4870원에 파는 등이다. 이 가격은 우윳값 인상 이후 연중 최저가 수준이다.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채소 농가를 위해서는 ‘1+1’ 행사로 소비 촉진을 꾀한다. 상추, 깻잎, 새송이 버섯, 매운 고추 등을 50t가량 준비했다.

 롯데가 하이마트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롯데마트·하이마트 공동기획도 준비했다. 공기청정기 업계 1위인 ‘위닉스 공기청정기(WACU300)’를 시중가 대비 15~20%가량 저렴한 25만9000원에 연중 최저가로 판매한다. 물량도 평소보다 5배 많은 3000대다. AI로 가격이 올라 가계부담이 커진 계란을 사은품으로 준다. 19~23일 롯데·KB국민·삼성 카드로 행사 상품을 10만원 이상 구매하면 계란(30개) 한 판을 증정한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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