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이 일가난자…3명 죽고 2명 중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광주=신종수기자】27일 상오2시쯤 경기도양주군구리읍아천2리204 하대규씨(45·농업) 집에 괴한이 침입, 잠자고 있는 하씨 일가족 5명을 낫으로 보이는 흉기로 마구 찔러 하씨 부인 손영자씨(37)와 막내아들 정수군(3)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하씨는 서울 「메디컬·센터」에 옮겨졌으나 상오10시30분쯤 숨졌다. 장녀 혜영양(15) 2녀 혜경양(10·광장국교 3)등 2명은 중상을 입었다.
건넌방에서 아버지 하씨와 잠자던 혜영 양이 상오3시쯤 뒷머리에 중상을 입은 채 집에서 8백m쯤 떨어진 우미내 마을 김종수씨(45)에게 달려가 연락, 김씨의 부인 김남아씨(41)가 의정부경찰서 구리지서에 신고했다.
숨진 하씨 부부와 정수군은 예리한 흉기로 배와 머리를 각각 2∼3번 씩 찔려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있었으며 중상을 입은 하씨 등 가족은 한결같이 배와 머리 등을 난자 당해 서울대병원에 옮겨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다.
경찰은 하씨 집 안방 장롱 문이 열려 있고 옷가지가 흩어져 있었으나 없어진 물건이 없고 하씨가 가난하게 살아온 점등을 미루어 일단법인이 원한관계로 강도를 위장, 하씨 일가족을 몰살하려한 것으로 보고 10일전 하씨와 농로관계로 다퉈 폭행혐의로 입건되었다던 같은 마을 최모씨(45)를 연행, 「알리바이」를 캐는 한편 현장에서 지문을 채취하고 범행에 쓰인 흉기를 찾고 있다.
혜영양에 따르면 전날 밤 아버지와 둘이 건넌방에서 책을 읽다 하오10시30분쯤 책장에 엎드려 잠들었는데 상오2시쯤 어머니·혜경양·정수군이 잠자던 안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밖으로 나가려고 문을 여는 순간 「플래쉬」불빛이 번쩍거리며 괴한이 덮쳐 휘두르는 흉기에 머리를 맞고 피투성이가 된 채 아랫마을로 도망, 김씨 가게에 이르러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부탁한 뒤 실신했다는 것.
사고가 난 변씨 집은 「워커힐」에서 구리읍 교천리로 빠지는 서울동부순환도로의 중간지점에서 동쪽으로 8백m쫌 떨어진 벌판에 있는 한강가의 외딴집.
변씨는 8년 전 고향인 경남밀양에서 상경, 서울에 사는 박모씨(69)의 묘목 밭 1만여 필을 대리관리하며 묘목 밭에 붙어있는 1천여 평의 밭농사로 어렵게 살아봤다.
사고가 난 변씨 집 안방과 건넌방에는 변씨 가족이 흘린 피가 이불에 흥건히 얼룩져 있었고 앞마당에도 군데군데 피투성이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