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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아침의 쉼표 … 여성·젊은층 관심 기사 늘렸으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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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6호 08면

중앙SUNDAY 독자 옴부즈맨들이 창간 7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한자리에 모였다. 왼쪽부터 임명옥·유희연·한광문·최한영·최민수씨. 최정동 기자

옴부즈맨(Ombudsman)은 감시와 견제를 통해 조직의 건강함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몸에 새 피를 공급해 주는 활력소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중앙SUNDAY가 매주 독자 옴부즈맨이 전하는 냉정한 분석과 따끔한 지적을 지면에 싣는 것도 독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독자 옴부즈맨 좌담회

이들이 창간 7주년을 맞아 지난 12일 한자리에 모였다. 한광문(예비역 육군 소장)·임명옥(홍보컨설팅사 CEO)·최민수(대기업 부장)·유희연(주부)·최한영(벤처기업 근무)씨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의 옴부즈맨들은 지난 1년간의 활동을 돌아보며 애정 어린 충고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함께 활동 중인 조유현(대학 교수)·신현영(변호사)·한정호(공연기획사 근무)씨는 해외 출장 등 개인 일정상 참석하지 못했다. 좌담회 진행은 홍병기 중앙SUNDAY 기획에디터가 맡았다.

-옴부즈맨으로 활동하며 중앙SUNDAY에 대해 느낀 점은.
▶한광문=무엇보다 다른 일간지와 가장 다른 점은 분석적이면서도 해설이 따라주는 기사다. 독자로 하여금 더 깊이 있고 정확하게 사안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기사는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야 쓸 수 있을 텐데, 이런 기사들이 축적되면서 오피니언 리더 그룹이 애독하는 일요판 신문으로 자리매김한 듯싶다. 아쉬운 건 최근 들어 지면이 조금 고정화되는 것 같다는 점이다. 하나의 이슈를 깊이 추적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데 더욱 힘써줬으면 한다.
▶최민수=7년 전 일요일에 신문이 나온다는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온·오프라인 뉴스가 홍수를 이루는 상황에서 어떤 기사들을 선보일지 무척 궁금했는데, 한 번 더 읽고 곱씹어보게 되는 지면이 빼곡히 쌓이면서 이젠 당당히 차별화에 성공했다고 본다. 인포그래픽이 특히 강점으로, 얼마 전 연말정산 그래픽은 스크랩도 했다. 다른 일간지에도 조금씩 나온 내용이지만 한번에 모아서 보여주니 매우 유용했다. 다른 신문에선 볼 수 없는 기획연재물도 중앙SUNDAY만의 힘이다.
▶유희연=주부가 일요일에 읽기엔 무겁고 어려운 내용이 많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기사도 정치·역사·안보 쪽에 편중돼 있고, 타깃 독자층도 여론 주도층과 중년 남성에게만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일상에서 필요한 생활정보나 여성·환경 분야 소식도 적극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에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하는 분이나 환경운동가의 글을 함께 실으면 폭과 깊이가 훨씬 다양해지지 않을까 싶다.
▶최한영=언론사 준비생들이 즐겨 읽는 신문이 중앙SUNDAY다. 저도 언론사 시험에 대비해 읽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쉼표 하나 찍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앞부분은 좀 무거운 느낌이 들곤 하지만 뒷면으로 갈수록 커피 한잔 하며 읽을 수 있는 기사가 많다. 일요일 아침 잠시 쉬어가며 생각을 가다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임명옥=지면 한 면을 다 털어 하나의 이슈만 다루려면 사실 대단한 배짱이 필요한데, 일요판만의 특권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고 본다. 반면에 지면이 넓게 펼쳐지다 보니 시선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때도 종종 있다. 다른 곳에선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분야의 글과 칼럼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발레 기사를 읽으면서는 바쁜 직장생활 속에서 간접적으로나마 나만의 문화적 사치를 즐기기도 한다(웃음).

-즐겨 보는 코너와 새로 생겼으면 하는 코너는.
▶한광문=군인 출신인지라 아무래도 국방이나 안보 관련 기사에 먼저 눈길이 간다. 그런데 대학에서 강의하다 보니 젊은층의 관심사는 전혀 다르더라. 내 진로가 어떻게 될지, 취업하면 어떤 게 가장 필요한지, 벤처를 창업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궁금한데 이런 정보를 주는 신문은 없다는 거다.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적극 다루면 중앙SUNDAY의 미래 독자층 확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민수=30대 후반 직장인으로 재테크에 민감한 시기인 만큼 ‘머니 앤 비즈’면을 즐겨 읽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좀 더 실용적인 정보에 대한 욕구가 크다. 예를 들어 세금이나 부동산 전문가가 적게나마 돈을 벌 수 있는 실제 사례와 팁을 소개해 주면 관심도가 매우 높을 것 같다. 더불어 세 모녀 사건과 같은 가슴 아픈 사연이 연일 계속되는데, 이런 안타까운 사연이 생생하게 담긴 휴머니즘 넘치는 기사를 적극 발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희연=‘이광재가 원로에게 묻다’ 인터뷰 시리즈를 즐겨 읽었다. 속도감 있게 핵심을 찌르는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이처럼 전문성이 있으면서도 쉽게 풀어 쓸 수 있는 필자가 인터뷰를 연재하면 잘 읽히지 않을까 싶다. 중앙SUNDAY 홈페이지를 보면 ‘지난 주를 정리하고 다음 주를 전망한다’고 써 있는데 정작 전망 기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다음 주에 있을 주요 일정과 이벤트에 대해 간단하게나마 프리뷰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최한영=요즘은 젊은 세대도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내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요일 하루만이라도 좀 내려놓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 점에서 현대인이 안고 사는 마음의 병을 잘 짚어주는 힐링 칼럼이 마음에 잘 와닿는다. 벤처 기사도 쏟아져 나오지만 진정 배우고 존경할 만한 창업가는 접하기 어렵다. 그나마 해외의 잘나가는 창업 스토리만 소개될 뿐이다. 다들 멀리 있는 사람이 아니냐. 우리 주변에서 성공한 분들이 좀 더 자주 등장했으면 싶다.
▶임명옥=CEO 대상 컨설팅을 종종 하는데 리더십에 관한 기사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얘길 많이 하더라. 또 중앙SUNDAY 초창기엔 정치·경제·사회 분야 에디터나 데스크가 한 주간 가장 임팩트 있었던 이슈나 곧 화제가 될 만한 주제를 분석·전망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매우 신선했다. 다시 부활시켜도 좋을 것 같다. 독자와의 쌍방향 교류도 보다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외국에선 독자나 시민기자들이 온라인 사이트에 올린 글을 기사의 소재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이를 통해 참신한 칼럼니스트도 발굴할 수 있을 거다.

-중앙SUNDAY도 국내 유일의 일요판 신문으로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신문산업에서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나.
▶한광문=국내 일간지들은 광고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면서 더욱 큰 위기에 봉착했다고 보여진다. 그런 점에서 중앙SUNDAY는 다양한 수익원과 독자층 확보를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할 듯싶다. 내용 면에서도 분석적이면서도 깊이 있는 기사를 통해 다른 일간지와의 차별성을 좀 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최민수=결국 콘텐트로 승부를 봐야 한다. 중앙SUNDAY 제호를 걸고 품격 있게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캠페인도 시도해 볼 만하다. 미디어 정체성 측면에서는 일요일 ‘신문’보다는 ‘일요일’ 신문, 즉 일요일에 볼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싶다. 형식은 뉴거진이 되든, 매거페이퍼(매거진+뉴스페이퍼)가 되든 상관없다. 그때그때 흥미 있는 기사와 시의성 있는 기사를 적절히 섞으면 얼마든지 차별화해 나갈 수 있을 거다.
▶유희연=기본 정보는 이미 인터넷에 충분히 떠있다. 게다가 일간지는 그날의 뉴스를 따라잡기에 바쁘다. 반면에 중앙SUNDAY는 일주일에 한 번 발행되는 만큼 호흡이 긴 기획기사, 수준 높은 탐사보도를 늘리면 독자적인 영역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듯싶다. 젊은이들의 관심사도 지면에 적극 반영하면서 ‘합리적 신문’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킬 필요도 있다.
▶최한영=S매거진 때문에 본지가 살아나는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본다. 하지만 매거진에 무게중심을 두면 주객이 전도된다는 느낌을 주기 쉽다. 신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깊이를 더해가는 게 올바른 방향이지 싶다. 또한 독자들이 ‘갖고 놀 수 있는’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QR코드도 적극 활용하고, 종이신문과 앱을 넘나드는 통로도 제시하면 기사에 눈길이 머무르는 시간이 훨씬 늘어날 것이다.
▶임명옥=저는 중앙SUNDAY를 일요일에 보지 않고 월요일 저녁에 본다. 그만큼 하루 묵혀도 전혀 무리 없는 분석기사가 많다는 뜻일 게다. 이런 장점을 최대한 살려나가야 한다. 또한 다른 매체들은 독서클럽이나 토론모임 등의 커뮤니티 멤버십 활동을 적극 늘려가고 있다. 중앙SUNDAY만의 팬층도 분명 존재하지 않나. 이런 트래픽이 많아져야 독자층도 확대되고 견고해질 것이다.

-어느덧 창간 7주년을 맞았다. 앞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광문=7은 럭키 세븐이지 않나. 그 어느 해보다 의미가 깊다고 본다. 일요일 아침은 누구라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시간이다. 중앙SUNDAY를 집어들 때도 늘 그런 마음이 들 수 있었으면, 더 많은 독자층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민수=지난주가 딱 365호였더라. 매일 발행됐다면 1년 365일을 꽉 채운 셈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신문을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이 줄었다. 신문 가판대에서도 찾기 힘들다. 더 많은 사람이 중앙SUNDAY를 접할 수 있었으면 싶다.
▶최한영=오늘 쓴소리도 많이 나왔는데, 그만큼 애정이 많기 때문이다(웃음). 숙고하며 읽는 신문의 소중함을 중앙SUNDAY를 통해 계속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
▶임명옥=‘필살기’가 좀 더 나와줬으면 하는 생각이다. 7년을 열심히 달려와 이만큼 성장했으니 이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길은 뭔지 고민할 시기가 됐다는 생각이다.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유희연=예컨대, 인기가수 보아에 대한 기사를 쓰더라도 어떻게 접근하느냐에 따라 대중적 잡지가 될 수도, 고품격 신문이 될 수도 있다. 깊이 있고 품격 있는 기사는 소재를 불문한다. 이게 가능한 게 중앙SUNDAY만의 힘이다. 앞으로도 외국의 유명한 일요판 신문들처럼 신망받는 중앙SUNDAY가 돼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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