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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여동생 여정, 권력 핵심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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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9일 북한 평양 주민들이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투표소 앞에 줄지어 서 있다. 2009년 대의원 선거 때는 투표율 99.98%에 찬성률 100%를 기록했다. [평양 AP=뉴시스]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이 9일 북한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김정은(30)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여동생 여정(25)이 9일 관영TV에 처음 이름을 알리며 공식 등장했다. 조선중앙TV는 이날 평양 김일성정치대학에서 치러진 최고인민회의(국회) 13기 대의원 투표장에 나온 김여정의 직책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호칭했다. ‘일꾼’(북한식 표기는 일군)은 간부를 의미한다. 김여정이 김정은을 수행한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에 이어 당 조직지도부 김경옥 제1부부장과 황병서 부부장 다음으로 호명됐다는 점에서 부부장(차관)급 자리를 맡고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관영매체들은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여정이 투표하는 장면을 단독사진으로 공개했다.

 김여정의 공식 등장은 그가 김정은의 최측근으로 권력 핵심에 자리할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김정은의 후견 역할을 해온 고모 김경희가 지난해 12월 남편 장성택 처형 직후부터 공개활동을 중단한 상황이라 고모 자리를 대신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김경희는 오빠 김정일이 후계자로 내정된 후인 1976년 10월 당 국제부 부부장을 맡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고영희 사이에 태어난 여정은 오빠 정철(33)·정은과 함께 스위스 베른국제학교에서 조기유학했다. 2011년 12월 김정일 장례식장에 처음 등장했고, 이듬해 11월에는 김정은·김경희와 함께 말을 타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앞서 같은 해 7월에는 당 간부들이 도열한 행사장을 뛰어다니는 자유분방한 모습이 TV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다. 당 선전선동부 과장으로 오빠의 이미지 관리를 책임진다는 설이 있었으나 이번 등장으로 핵심 고위직에 올랐음이 확인됐다.

 이날 선거에서 김정은은 ‘제111호 백두산선거구’에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우리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 자신의 최고인민회의 진출 시점에 맞춰 여정의 공식 등장을 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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