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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차남도 경영 수업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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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2012년 5월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아 한화 이글스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김승연(왼쪽) 한화그룹 회장과 차남 동원씨. [중앙포토]

김승연(62)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29)씨가 본격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차남 동원씨는 올 초 ㈜한화에 팀장급 간부로 입사해 디지털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1)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에 이어 차남인 동원씨까지 경영수업에 합류하면서 한화그룹 경영에서 오너 3세들의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동원씨는 내부 전산시스템에 이름과 e메일 등을 등록하고 업무 파악을 위해 주요 임원·간부회의 등에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아직 정식 발령은 받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미국의 명문 사립고인 세인트폴고와 예일대를 졸업한 김씨는 지금까지 한화그룹과는 거리를 두고 소규모 공연기획사 등을 운영해 왔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김 회장이 그룹을 정비하는 과정에서 친정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차남을 회사 경영에 참여시킨 듯하다”고 풀이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실장은 2010년부터 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이 2011년 신성장동력으로 태양광사업을 추진하자 그는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태양광사업을 주도했다. 이후 세계 1위 태양광업체인 독일 큐셀의 인수작업을 주도하는 등 보폭을 넓혀 왔다. 다만 두 형제가 3세 경영에 나선 과정이 대조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장남인 김 실장은 그룹 신입사원 연수를 받고 회장실 근무에 이어 신수종사업에 배치되는 등 오너 일가 특유의 ‘공식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차남인 동원씨는 그룹 내에서조차 근무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극소수에 불과할 정도로 은밀하게 입사가 이뤄졌다. 국가대표 승마 선수로 유명한 3남 동선(25)씨는 미국 유학 중이다.

 한편 김 회장은 건강 회복을 위해 일본 등으로 출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한화·한화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일선에 복귀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총수가 그룹 경영과 거리를 둠에 따라 오너 3세들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 지분은 김 회장(22.65%)과 동관(4.44%)·동원(1.67%)씨, 3남 동선(1.67%)씨가 각각 나눠 보유하고 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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