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vs 2NE1 … 걸그룹 여제 가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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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케이팝을 대표하는 두 걸그룹 ‘소녀시대’와 ‘2NE1’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각각 24일과 26일, 쉰 다섯시간 차이로 새 앨범의 음원들을 공개했고, 다음 주 부터 본격 활동에 돌입한다. 두 걸그룹은 아이돌 인기 서열에서 ‘넘사벽’(넘기 힘든 벽이란 뜻의 은어)으로 통한다. 국내외 두터운 팬을 보유하고 있어 음원차트·앨범판매·뮤직비디오 조회수 등 여러모로 ‘빅 매치’가 될 전망이다. 미국 음악 케이블채널인 퓨즈 TV도 온라인판 뉴스에서 ‘소녀시대 vs 2NE1, K팝 걸그룹 배틀 누가 이길까?’라는 기사를 내기도 했다.

 음원차트는 벌써부터 요동치고 있다. 소녀시대의 타이틀곡 ‘미스터 미스터’는 지난 24일 오후 공개 즉시 멜론, 벅스, 지니 등 국내 음원사이트 1위에 올랐다. 이틀 뒤 공개된 2NE1의 타이틀곡 ‘컴백홈’도 1위를 차지했다. 1위 곡만 놓고 보면 2NE1이 소녀시대를 밀어낸 형국이지만 뮤직비디오 공개 등 변수가 남아 있다.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네 번째 미니앨범 ‘미스터 미스터’를 들고 다음달 6일 방송으로 컴백하는 소녀시대. 왼쪽부터 유리·써니·수영·티파니·효연·윤아·서현·제시카·태연. [사진 SM엔터테인먼트]

 ◆‘미스터 미스터’ vs ‘컴백홈’=새 앨범의 음악적 평가는 분분하다. 정규 4집 이후 1년 2개월 만에 선보인 소녀시대의 미니앨범 4집 ‘미스터 미스터’는 댄스, 신스팝,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6곡이 수록됐다. 비욘세,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과 작업해 온 프로듀싱팀 언더독스가 타이틀곡을 만드는 등 해외 유명 작곡가가 대거 음반 제작에 참여했다. “SM 작품답게 해외파와 협업해 익숙한 코드를 비틀어 진부하지 않은 멜로디를 뽑아냈다”(대중음악평론가 김봉현)는 평과 “음악만으론 혁신적이거나 전복적인 느낌은 아니다”(평론가 서정민갑)라는 평이 엇갈렸다.

정규 2집 ‘크러쉬’로 컴백한 2NE1. 왼쪽부터 박봄·CL·공민지·산다라 박 [사진 YG엔터테인먼트]

 2NE1의 새 앨범 ‘크러쉬’는 4년 만에 나온 정규 2집인만큼 10곡을 채웠다. 타이틀 곡 ‘컴백홈’은 YG 의 메인 프로듀서인 테디와 PK, DEE.P가 공동작곡했다. 복고풍의 멜로디를 기본으로 R&B, 힙합, 레게, EDM 등 여러 장르를 접목했다. 리더 CL이 처음으로 작사, 작곡에 참여한 것도 특징이다. 역시 “근래 아이돌 앨범으론 드물게 앨범 전체가 하나의 흐름을 갖고 있다”(평론가 김작가)는 평과 “초창기 흑인 음악의 색채가 옅어져 장르음악팬 에게는 아쉬운 앨범”(김봉현)이라는 평이 엇갈렸다.

◆분기점에 선 걸그룹 경쟁=두 정상의 걸그룹이 최근 과열된 걸그룹 ‘섹시 코드’ 경쟁에 맞서 어떤 대응전략을 내놓을지도 관심사였다. ‘굿걸’ 소녀시대와 ‘배드걸’ 2NE1이라는 기존 이미지의 변주 여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 공개된 티저 영상을 보면 소녀시대는 성숙한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아이갓어보이’가 발랄한 힙합 소녀를 표방했다면 이번엔 여성미를 강조한 의상과 화장 이 돋보인다. 2NE1은 트랜디한 힙합 의상을 기본으로 강인한 여성상을 그려냈다. 월드투어 예고 에서 미래의 여전사 이미지를 내세웠다.

 데뷔 8년차인 소녀시대와 6년차인 2NE1에게 이번 앨범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작가씨는 “ 앨범의 성공과 음악적 성숙 여부가 이후 솔로나 그룹 활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반야씨는 “두 여제가 새로운 시도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어필하는 쪽을 택했다”며 “이는 안정적인 선택이지만 한계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소녀시대는 다음 달 6일 Mnet 방송으로, 2NE1은 다음달 1, 2일 콘서트를 시작으로 대중 앞에 나선다.

김효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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