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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사거리 200km 이상 미사일 4발 동해안으로 발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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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사용하고 있는 KN-02 단거리 미사일의 원형인 구 소련제 SS-21 스캐럽 미사일. 뉴스1

 
북한이 27일 오후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동해안으로 발사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날 오후 5시42분부터 강원도 깃대령 일대에서 북동 방향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4발을 발사했다"며 "사거리는 200㎞ 이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스커드 계열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추가 발사와 도발에 대비해 감시태세를 강화했다. 북한의 스커드 미사일 발사는 2009년 이후 5년만이다.

특히, 군은 지난 24일 밤 서해상에서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세차례나 반복적으로 침범한데 이어 이날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을 분석중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로 남북관계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는 상황에서 군사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예년에 비해 공군등 군사적 대응 훈련이 줄어든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훈련에 대한 반발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동해와 서해에 배치했거나 실전배치를 앞둔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수시로 진행하지만 발사 시점이 화전(和戰)양면 전술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 자신들이 억류한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50)씨의 기자회견을 열어 '반국가 범죄'를 자백토록 했다. 김 씨는 기자회견에서 “남한 정보당국의 조력을 받아 성경 등을 갖고 중국에서 평양으로 들어온 다음날인 10월8일에 체포됐다"며 "북한 체제를 전복하려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내가 한 일은 북한 체제에 반하는 것”이라며 자신을 ‘범죄자’라고 칭했다. 또 “나는 여러 표현을 이용해 북한 정권을 비난하고 모욕하기도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신이 건강하다는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고 싶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그는 “어떤 처벌을 받을지 모르겠다”며 북 정권에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했다. 북한 당국은 김씨의 기자회견 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기자회견 영상도 공개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공화국 경내에 침입한 남조선 정보원 첩자가 체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북한이 밝힌 인물이 김 씨일 것으로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침례교 소속인 김 씨는 2012년 10월 단둥에서 은신처에 숨겨줬던 탈북 여성 12명이 중국 공안에 잡혀 북송되자 이들의 안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평양에 갔다고 한다. 김씨는 2007년 무렵부터 단둥에 머물며 탈북 주민들을 지원하고, 이들이 제3국을 통해 한국에 갈 수 있도록 도와왔다.

김 씨의 기자회견은 2012년 11월 북한 당국에 체포된 뒤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복역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씨와 함께 김 씨 석방을 놓고 협상카드화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처벌 전 기자회견을 한 것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남북 대화를 이어가면서도 이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고 송환을 촉구했다. 통일부는 “우리 국민을 일방적으로 억류한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부가 여러 차례 우리 국민의 신원확인 및 석방·송환을 요구했는데 무반응으로 일관하다 오늘에서야 우리 국민의 신원을 공개한 것은 인도주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정용수·유지혜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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