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독로 쓴『양잠경험촬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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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국서지학 회는 학회지「서지학」6호(12월 호)를 통문관 40주년 기념특집호로 내고 조선시대 초에 이두로 쓴 『양준경험촬요』를 영인 공개했다.
통문관 대표 이겸노씨 소장의 이 책은 1415년 태종 때에 중국의 양잠기술에 관한 책을 번역한 것.
당시 한글제정 이전이기 때문에 한자를 빌어 우리말「이두」로 문장전체를 썼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농업기술 어문관계 및 자료이다.
오늘날 알려진 것으로 중국서적을 이독로 번역한 책은『대명률직해』가 가장 오랜 것이고 그 다음이『양준경험촬요』. 그래서 이독 번역이 언해만큼 효과적이진 못했을지라도 훈민정음 창제를 촉진시킨 하나의 요인이 된다고 지적, 『새로운 이두자료로서 가치가 인정된다』고 이기문 교수(서울대)는 해제에서 말했다.
이 책에서는 우리말을「비개」(날개),「고치」(누에고치),「수기」(물기),「마련」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 농잠서는 목판본 88면의 적은 분량이지만 승정원의 승지벼슬에 있던 한상덕이 단독으로 번역해 간행할 만큼 당시 농업진흥책에 긴요함을 입증하는 책자라고 이광린 교수(서강대)도 덧붙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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