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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hi] X게임, 평창 전략 종목으로 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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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국은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목표였던 종합 10위 진입에 실패했다. 4년 뒤 평창 겨울올림픽도 개최국의 이점이 있지만 만만치 않은 대회다. 소치에서 경험을 쌓은 ‘샛별’들의 성장과 더불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피드 스케이팅은 희망적이다. 남자 팀추월의 은메달 주역 이승훈(26)과 메달을 따지 못한 모태범(25)은 “평창에서 더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25)의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라이벌이었던 예니 볼프(35·독일) 처럼 4년 뒤에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할 가능성은 높다. 유망주들도 쑥쑥 자라고 있다. 남자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따낸 주형준(23)·김철민(22), 여자 3000m 13위에 오른 김보름(21)과 500m 28위, 1000m 24위에 오른 김현영(20) 등이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지 2~3년밖에 되지 않는 선수가 많아 성장 가능성이 있다. 오용석 단국대 감독은 “평창에서 에이스가 될 선수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쌓도록 해야 한다. 몇몇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잠재력을 갖춘 선수들을 하나둘씩 키워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은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고 있다. 여자팀은 금메달 2, 은 1, 동 2개를 따냈다. 에이스 심석희(17)와 김아랑(19), 공상정(18)은 4년 뒤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남자 팀은 2002년 이후 12년 만에 노메달이다. 윤재명 대표팀 총감독은 “ 태권도가 세계선수권에서 노골드에 그치는 것처럼 쇼트트랙도 그럴 수 있다. 선수들이 전반적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빅토르 안 사태’로 불거진 내부의 부조리와 비리 등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올림픽에 처음 나간 컬링은 경쟁력을 확인했다. 여자 대표팀은 컬링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에서 전지훈련을 해 경기 스타일 연구에 힘쓴 덕에 10개 팀 중 8위에 올랐다. 하지만 일시적인 처방이다. 국제 규격을 갖춘 컬링 전용경기장은 경북 의성에 하나뿐이다. 정영섭 대표팀 감독은 “권역별로 컬링장이 3개만 있어도 더 발전할 수 있다 ”고 말했다.

 피겨 스케이팅은 김연아(24)와 ‘연아 키즈’의 간격이 꽤 크다. 올림픽에 나선 김해진(17)과 박소연(17)은 돋보이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남자 싱글이나 페어, 아이스댄싱은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알파인과 노르딕 스키, 스노보드도 세계와의 격차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최재우(20)가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에서 최초로 결선에 오르며 10위를 차지한 게 돋보이는 성과다.

 썰매 종목도 윤성빈(20)이 남자 스켈레톤에서 16위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당장 평창에서 메달을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부회장은 “(2016년 완공 예정인) 썰매 트랙이 생기면 연습할 공간도 생기고,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그보다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양성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략 종목을 육성할 필요도 있다. 스키 하프파이프나 슬로프스타일, 스노보드 평행회전처럼 공중에 날아올라 회전하고, 장애물을 넘어 묘기를 부리는 ‘익스트림 스포츠(X게임)’다. 이 종목들은 체격 영향을 적게 받고, 기술적인 요소가 많으며, 세계적으로 선수가 많지 않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일본은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아유무 히라노(15)와 히라오카 다쿠(18)가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냈다.

김효경 기자, 소치=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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