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밤피실린」 안전성 검토 시급|위·간에 유해한 항생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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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항생제 「피밤피실린」이 위장 및 간장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일본 신약 조사회에 의해 확인됨으로써 이 항생제에 대한 안전성 검토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합성 「페니실린」의 일종인 「피밤피실린」은 「덴마크」의 「레오」사가 개발한 항생제로 일본에서는 6년 전 제일 제약과 삼공이 공동으로 개발을 시작, 작년 1월에 제조 허가 신청을 냈었다.
그 동안 「피밤피실린」의 안전성을 검토해 온 일본 신약 조사회는 「피밤피실린」이 체내에 들어가 「암피실린」과 「포름알데히드」로 분해, 위장과 간장에 치명상을 입힌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항생제의 제조 허가는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의약계에 알려진 「피밤피실린」의 부작용을 종합해 보면.
「피밤피실린」을 복용하고 나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부작용은 위장 장해. 환자의 30%에서 상 복통·메스꺼움·구토·설사가 관찰되었다.
한편 간장해도 심각했는데 1백73명의 간 기능 검사 결과 「피밤피실린」을 복용하기 전에는 전체의 11·5%가 간 기능이 비정상적이던 것이 「피밤피실린」 복용 후에 39%로 늘어났다.
이러한 심각한 부작용은 「피밤피실린」이 체내에 들어가면 비 특이적인 「에스테라제」의 작용으로 「암피실린」과 「포름알데히드」 (포르말린)로 분해되는데 이때 형성된 「포르말린」의 맹독성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림 참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지금까지 「피밤피실린」이 의약품으로서 실제 임상에 응용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로 이 항생제가 체내에서 발생시키는 맹독성의 「포르말린」이 위와 간에 해독을 끼치는 사실을 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화학 요법의 세계적 권위서인 『항균제와 화학 요법』 (70년도 판)에 상술되어 있다.
특히 이때 발생된 「포르말린」은 다른 「알데히드」 보다 50배의 독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래서 일본의 「피밤피실린」「메이커」인 제일 제약과 삼공은 신약 조사회의 경고를 받아들여 작년 12월말 「피밤피실린」의 제조 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 제조 및 판매를 중지하기에 이르른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72년11월 대한 중외 제약에서 합성 개발, 보사부의 제조 허가를 얻어 「피바록신」이라는 상품명으로 시판중이다.
당시 대한 중외 제약 측은 그들이 합성 개발한 「피바로일옥시메칠·D (일)·알파아미노벤질·페니실리네이트·하이드로클로라이드」 (「피밤피실린」의 화학명)가 다른 항생제와는 달리 체내에 흡수되기 전에는 항균 작용을 지니고 있지 않다가 일단 흡수되면 체내의 「에스테라제」라는 효소의 작용으로 분해되어 항균 작용을 나타낸다고 강조했었다.
그러나 체내에서 분해되는 과정에서 맹독성인 「포르말린」이 생성된다는 것과 그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알려진 이상 「피밤피실린」에 대한 안전성의 검토가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한 전문가는 그 유해성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제조되고 있지 않는 「피밤피실린」을 우리 나라에서는 별다른 안전성의 검토도 없이 제조·판매되고 있는 것은 환자를 「모르모트」로 실험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혹평, 제약 윤리와 당국의 성의 있는 조처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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