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크리스머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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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동에서의 긴장 고조 및 「베트콩」측의 월남전 실종 미군 수색 거부, 그리고 세계가『심연의 가장자리에서 몸부림치고 있다』는 교황 「바오로」 6세의 우울한 경고 속에 전세계는 24일 1974년의 「크리스머스·이브」를 보냈다.
전세계 「크리스천」들은 이날 전쟁의 공포·경제적 시련·폭발 위협 그리고 중동·북 「아일랜드」·「인도차이나」에서의 『테러의 망령』에 대해 경고하는 「바오로」 6세의 성연 「메시지」가 전해진 가운데 「크리스머스」 축제를 맞게 되었다.
다음은 세계 각지의 성탄 표정.
▲이스라엘=5일간 두번째 발생한 폭발 사고로 「베들레헴」 자정 「미사」에 참석하는 순례자들에 대한 몸수색 등 안보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에이레」 공화군 (IRA)은 영국 및 북「아일랜드」에서 11일간의 「크리스머스」 휴전을 개시했다.
▲베트콩=미국에 보낸 「크리스머스·이브」 각서에서 미국이 대 월남 원조를 중단할 때까지 실종 미군의 수색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페르디난드·마르코스」 대통령은 필리핀 기독교인들이 보다 검소한 생활을 할 것과 모든 사람이 자기를 조금씩 희생해 남을 돕는 정신으로 「크리스머스」를 축하할 것을 촉구했다.
▲동경=기독교국이 아닌 일본은 「크리스머스·이브」를 맞아 동경 중심가인 「긴자」 (은좌) 거리에 인파가 몰려나와 혼잡을 빚었으나 예년보다는 조용한 「크리스머스·이브」를 보냈다.
「인플레」와 경기 후퇴·「에너지」 위기 등으로 세상살이가 힘들어진 탓인지 동경의 주요 백화점들은 예년처럼 화려한 전광을 장식하지 않았으며 「크리스머스·캐럴」도 소리를 죽였고 대부분의 큰 「호텔」들도 예년처럼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크리스머스·파티」를 취소했다.
▲북경=북경 주재 외교관 및 학생들은 몇 명 안 되는 중국인 기독교 신사들과 함께 북경에 남아 있는 성당 1개소와 교회 1개소에서 조촐한 「크리스머스·이브」 예배를 가졌다.
그러나 8억 중공인민들의 대부분은 서양 명절인 「크리스머스」에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모스크바=「모스크바」 주재 외교관들과 소련 내 기독교 신자들은 특히 신자가 많은 「에스토니아」 공화국을 포함한 곳곳에서 「크리스머스·이브」「미사」와 예배를 올렸다.
「모스크바」의 「플란드」계 성「루이스」 성당에서는 「모스크바」 주재 외국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사」가 베풀어졌으며 「에스토니아」에서는 집집마다 푸짐한 성찬을 가졌다. 【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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