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유화병」 재발된 영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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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무절제하게 팽창을 거듭하던 민간기업이 경제 여건의 변화로 빙하기의 공룡 신세가 되면 으례 정부에서 떠맡고 나서는 게 이른바 『영국식 국유화 병』.
한데 지난 6일에는 이 병의 『전염자』격인 「벤」산업상이 의회에서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BLMC(브리티쉬·레일랜드)자동차를 국유화하겠다고 발표, 업계와 보수정객들을 아연케 했다.
BLMC의 생산 차종은 「자가」 「로버」 「모리스」 「트라이엄프」 등 구미 고객들에게는 낯익은 딱지들.
그러나 업계와 보수당 지도자들이 놀란 것은 자유기업주의의 당수로 통하던 BLMC의 「스토크스」회장의 『변절』때문. 「벤」산업상이 『현 경영진과도 합의했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크스」회장 같은 경골한이 그럴리있느냐』고 반신반의했을 정도.
그러나 바로 발표가 있던 시간에 「스토크스」는 훌쩍 「아프리카」여행 길을 떠나 버렸는데 좇아온 기자들에게는 『할말없다』는 소리만 되풀이했다고.
일부에서는 「윌슨」 노동당 정부가 BLMC의 접수를 계기 삼아 국유화 총 공세를 펴지 않을까 추측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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