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北核문제 평화적으로 풀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전쟁은 평화적인 협상이 실패한 데 대한 변명에 불과합니다. 무력을 통한 침략은 용서받을 수 없습니다."

21일 건국대에서 명예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압두라만 와히드(63)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전쟁은 많은 국가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한 만큼 명분이 약하다"며 "미국은 이번 전쟁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와히드는 "이슬람은 폭력이 아닌 평화의 종교"라면서 "이라크전은 종교전쟁이 아니라 미국이 석유의 보고인 중동을 장악하고자 하는 지정학적 야심 때문에 일으킨 전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라크전이 끝나더라도 북한 핵위기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등 세계 평화의 걸림돌들이 남아있다"면서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무력이 아닌 평화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히드는 한국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지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한국은 미국과의 특별한 관계가 있어 그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전쟁이 끝난 후에라도 한국이 중동의 평화 정착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회원 4천만명의 인도네시아 최대 이슬람단체인 나둘라툴울라마(NU)를 15년간 이끈 와히드는 1999년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취임한 뒤 독재정권 청산과 민주주의 정착.경제위기 해소 등의 업적을 남겼다.

이철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