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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지난해 사상 최대 흑자 기록한 이유 봤더니

중앙일보

입력

 
건강보험 재정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몸이 아파도 불황 탓에 돈을 아끼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은 환자들이 많았던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지난해 3조6446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밝혔다. 2012년의 최대 흑자(3조 157억원) 기록을 1년 만에 깼다. 건보 재정은 2010년 1조2994억원 적자를 낸 이후 2011년 흑자(6008억원)로 돌아선 뒤 3년 연속 흑자다.

건보공단의 지난해 수입은 45조 1733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료 인상으로 전년보다 8% 늘었다. 반면 지출은 41조528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7% 증가에 그쳤다. 수입의 대부분은 보험료, 지출의 대부분은 보험급여비다.

건보공단은 당초 지난해의 건보 재정 흑자 규모를 1조4118억원으로 전망했었다.

건보 누적적립금은 8조2203억원으로 늘었다. 이 또한 사상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경 경실련 사회정책팀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률을 높이는 데에 건보 재정 흑자분을 써야 한다"면서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상급병실료·간병비) 문제 해결에 우선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흑자 규모가 커졌지만 당장 건보료가 인하될 가능성은 낮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의료기관이 청구했으나 아직 지급하지 않은 진료비 5조3192억원을 부채에 반영하면 실제 재정 여력은 2조9011억원 정도"라며 "흑자와 적자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흑자가 났다고 곧바로 건보료를 내리면 재정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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