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월 취업자 수 70만명 깜짝 증가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70만5000명이나 늘어나면서 3개월째 깜짝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취업자 수가 7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은 2002년 3월(84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47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만5000명 늘었다. 지난해 11~12월 연속으로 50만 명 이상 늘어나더니 70만 명 고지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같은 ‘고용 서프라이즈’는 설 명절에 포근했던 날씨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 설 연휴를 앞두고 도소매업과 농림어업 취업자 수가 평소에 비해 크게 늘어난 시점에 조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공미숙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설 연휴 2주 전에 조사가 실시되면서 설 특수가 반영돼 전체 취업자 수도 늘어났다”며 “예년에 비해 한파 빈도가 적었다는 점도 취업자 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설 연휴가 지난해에는 2월에 들어 있었다는 점도 변수였다. 지난해 설 연휴는 올해보다 열흘가량 늦은 2월 9~11일이었다. 이 바람에 지난해 1월 취업자 수 증가율이 32만2000명에 그쳤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이같이 비교대상이 워낙 낮아 통계적으로 수치가 급상승하는 기저효과가 작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같이 고용사정이 개선되고 있지만 경기회복세의 여파로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분석일 수 있다. 이런 분석은 고용률과 실업률에서 뒷받침된다. 지난달 고용률은 1년 전보다 1.3%포인트 상승한 64.3%를 기록했지만 월별로는 65% 안팎에서 큰 변동이 없다. 박근혜 정부의 목표치인 70%에도 아직 한참 못 미친다.

 지난달 실업자는 89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오히려 4만4000명 늘었다. 실업률 역시 3.5%를 기록하며 오히려 0.1%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경기개선세 확대로 노동시장 참여가 늘어나면서 곧바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구직을 포기했던 비경제활동인구가 일자리를 찾게 되면 경제활동인구가 되면서 실업자로 분류된다. 1월에는 졸업을 앞둔 청년 구직도 활발해진다. 이는 통계로도 뒷받침된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연로·심신장애 등에서 늘었지만 재학·수강에서는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는 32만2000명 줄었기 때문이다.

 결국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은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과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증가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제로 여성 고용은 8개월째 증가했다. 1월 여성 고용률은 47.4%로 1년 전보다 1.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는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가사’는 1년 전보다 20만6000명 줄었고, ‘쉬었음’도 15만4000명 감소했다. 모두 여성이 대부분인 항목들이다. 여성들이 실제로 취업시장에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여파로 당장 취업에 성공하는 여성도 늘어나면서 여성 실업률은 전년 대비 0.3%포인트 높아졌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취업자 수가 늘어났지만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 때문인지 경기회복세 때문인지는 좀 더 추세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