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직전 방범 수금원이 본 30대 남자를 추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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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경찰 수사>
경찰은 차씨가 집에 돌아오기 10분쯤 전에 이 집에 방범 비를 받으러 갔던 신곡파출소 방범대원 송광용씨 (30)가 만났던 35세 가량의 청년을 범인으로 보고 서울·김포·부평동 인근지역에 비상망을 펴고 검문·검색을 강화, 행방을 뒤쫓고 있다.
경찰은 이 청년이 ①사건발견 10분전 그 집에 있었고 ②송씨를 뒤따라 나왔을 때 양쪽 바지가랑이가 물에 젖어 있었고 ③이날 상·하오 두 차례에 걸쳐 송씨가 말하는 청년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청년이 집 앞서 서성거렸다는 이웃주민들의 증언 등으로 미루어 범인으로 단정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 청년의 범행 동기를 원한관계·치정·강도살인·추행 등 여러 갈래로 추정했으나 ①전씨 집안에 있던 현금 7만4천5백 원과 TV·녹음기를 비롯, 물품에 전혀 손을 대지 않은 점 ②가정부 이양을 추행하기에는 나이가 어리고 상처가 얼굴에만 있는 점등으로 미루어 강도·추행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한·치정 살인으로 수사중인 경찰은 이날 밤 주인 전씨를 인근 대호 여관에서 3시간동안 심문, 가족·직장관계를 조사했으나 "원한을 살만한 일이 없다" 는 전씨의 진술로 뚜렷한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차씨는 병원에서 「에드가·앨런·포」의 ,작품 귀절인 "두 남녀가 사랑했으나 하나님이 갈라놓았다"느니 "내가 잘 사는 것이 그렇게도 배가 아팠나. 남자는 모두 보기 싫다" 는 등 울먹이며 독백을 했다한다.
또 정신병 환자의 우발적인 범행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있다.
한편 경찰은 안방 경대에서 3개, 욕조 수도꼭지에서 1개 등 모두 4개의 지문과 맨발의 족적을 채취하고 범행 시간을 4일 하오 3시에서 5시 사이로 추정했다.
경찰은 범인이 대문으로 들어가 가정부 이양을 지하실에 몰아 넣고 살해한 다음 3남매를 익사시기고 목욕탕에서 바지가랑이에 묻은 핏자국을 물로 씻고 달아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날 밤 「보일러」 공 최모 씨 (27)를 용의자로 검거, 방범대원 송씨와 대질시켰으나 인상 착의가 달라 송씨가 보았다는 청년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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