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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겨자가스 등 과거 두차례 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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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라크는 정말 생물.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인가.

이라크는 이미 이 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는 데다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기 때문에 생물.화학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는 1980년대 이란과의 전쟁과 88년 자국 내 쿠르드족의 반란을 진압할 때 겨자가스 등을 사용한 전례가 있다.

이라크는 현재 생물.화학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유엔에서 이라크가 이동차량에 생물.화학무기를 비축하고 있다고 반박했었다.

98년 이라크에서 철수했던 유엔 무기사찰단(UNSCOM)은 이라크가 생물.화학무기를 대량 은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의 사찰에서는 뚜렷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라크가 생물.화학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은 이라크 전쟁에서 상당한 명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미국은 유엔의 무기사찰 활동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는 몰래 대량살상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개전의 주요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라크의 생물.화학무기가 실전에서 등장하면 반전국가들도 상당수 미국 편에 설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장 다비드 레비테 주미 프랑스 대사는 18일 "이라크가 생물.화학무기를 쓴다면 프랑스는 미국을 지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후세인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생물.화학무기 사용을 명령해도 군 지휘관들이 과연 이에 따를 것인지 의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전범으로 처벌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선 부대가 이를 거부해도 후세인의 차남 쿠사이가 지휘하는 공화국 수비대는 후세인의 명령을 그대로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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