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마흔살에 건진 최다 메달 "포기하지마, 인생은 짧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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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

“인생은 뭔가를 포기하기엔 너무 짧다.”

 40대 노르웨이 아저씨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입증했다. 바이애슬론의 ‘살아있는 전설’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0·노르웨이)이 겨울올림픽 최다 메달 타이 기록을 세웠다.

 소치의 라우라 크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센터에서 열린 남자 바이애슬론 10㎞ 스프린트 경기. 비에른달렌은 24분33초5에 결승선을 통과해 12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입사(서서쏴)에서 1발을 놓쳐 150m 벌칙 달리기를 받고도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1998년 나가노 대회 10㎞ 스프린트 금메달을 딴 비에른달렌은 자신의 12번째 올림픽 메달(금 7·은 4·동 1)을 목에 걸었다. 아울러 크로스컨트리의 비외른 댈리(47·노르웨이)와 개인 최다 메달 동률을 이뤘다. 댈리는 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98년 나가노 대회까지 금 8·은 4개를 획득했다. 여름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 선수는 22개를 딴 미국의 수영 스타 마이클 펠프스(29)다.

 이와 함께 비에른달렌은 40대로는 최초로 겨울올림픽 개인종목 우승자가 됐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계주 금메달을 땄던 비에른달렌은 “내가 40세란 사실을 잊고 있었다. 마치 20대 때의 느낌”이라며 “인생은 뭔가를 포기하기엔 너무 짧다. 매일 훈련에 전념한 결과 오늘이 있을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댈리의 겨울올림픽 최다 금메달 8개에 1개 차로 다가선 비에른달렌은 12.5㎞ 추월과 남자 및 혼성 계주에도 출전해 다관왕에 도전한다. 비에른달렌은 “댈리와 난 시대가 달라 비교하기 어렵다. 댈리는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훌륭한 선수”라고 자신을 낮춘 뒤 “메달은 이제 충분히 땄다. 이후는 보너스라 여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2022년이면 48세가 되는 비에른달렌은 “노르웨이 오슬로가 2022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성공하더라도 경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2022년 대회 전 은퇴할 뜻을 밝혔다.

 비에른달렌의 개인종목 최고령 금메달 기록이 곧바로 깨질 수도 있다. ‘또 다른 40대 아저씨’ 알베르트 뎀첸코(43·러시아)는 9일 루지 남자 싱글 1·2차전에서 합계 1분44초443으로 2위를 기록, 10일 3·4차 레이스에서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1위 펠릭스 로흐(독일)와 0.294초 차다.

 같은 종목 3위를 기록 중인 아르민 최겔러(40·이탈리아)는 비에른달렌과 같이 1974년 1월생이지만, 생일이 23일 더 빠르다. 일본 스키점프 가사이 노리아키(42)와 겨울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7회)을 보유한 최겔러는 이번 대회에서 메달을 따면 동·하계 통틀어 최초로 올림픽 6회 연속 메달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편 한국 바이애슬론 이인복(30·전남체육회)은 스프린트 10㎞에서 28분35초9로 82위에 그쳤다.

박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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