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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화된 인감 증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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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인감 증명이 상품화되고 있다. 요즘 일부 주택 채권 매매 알선 업소나 사법서사 사무소 등에서 동장 발행의 인감증명이 1통에 5백원∼2천 원씩에 공공연히 거래되고 있으며 또 이 악덕 부동산「브로커」등을 통해 부동산 사기 등 각종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잦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시경 형사 과는 9일 아내와 아들·딸 등 가족·친지 등의 인감 증명을 무더기로 발급 받아 사법서사나 부동산「브로커」들에게 한 통에 5백원씩 받고 팔아 온 우성사 대표 이한택씨(49·서울 중구 태평로2가 34l)와 이씨에게서 인감 증명을 구입, 부동산「브로커」들이나 일반 수요자들에게 1통에 2천 원씩 받고 되넘겨 판 사법 서사 정 모씨(49·마포구 공덕동), 최 모씨(중구 태평로2가), 이들의 종업원 공노성씨(53·서대문구 북가좌동), 황충정씨(32), 김 모양(19)등 6명을 공문서 등의 부정 행사·사법서사 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이씨가 팔다 남인 인감증명 2천여 통과 거래장부 등을 압수했다.
경찰은 또 우성사 거래 장부에 나타난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의 사법서사 30여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를 두고 일제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구 태평로2가 태양「빌딩」501호실에「우성사」라는 주택 채권 등의 매매 알선 업소를 낸 이씨는 지난 1월초부터 가족과 친지 등의 인감 증명을 대량으로 발급 받아 단골 사법서사들에게 1통에 5백원씩 한달 평균 2천여 통씩을 팔아 온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사법 서사 정씨 등은 이씨를 통해 구입한 인감 증명을 부동산 「브로커」등에게 1통당 2천 원씩에 팔아 넘겨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공문서 위조·사기 등 협의로 구속된 이무지씨(37·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19의31) 등 8인조 토지 사기단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인감 증명 매매 사실을 밝혀냈다.
이무기씨 등은 지난달 12일 사법 서사 정씨를 통해 인우 보증 등에 필요한 다른 사람의 인감 증명을 구입, 영등포구 시흥동 산 22의4에 있는 일본인「마쓰오」씨 명의의 대지 9백30평9 싯가 2천7백 만원)을 명의 이전, 가로챘다.
부동산 매매·신원 보증 등 각종 수속 서류에 악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인감증명의 위조 여부와 유효 기간 3개월인 인감 증명의 대량 발급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아울러 수사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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