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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불안으로 흔들리는 유럽 경제계-급진정책과 경제단체의 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최근 구주제국에서는 사회주의정권의 탄생이 잇달아 산업국유화·노조의 경영참가 등 급진정책이 나오고있다.
정치환경의 변화에 따른 경제정책의 급선회에 대해 해당국의 경제계는 기존 경제체제에 파급될 영향을 중시, 대응책에 부심하고 있다.
다음은 일본계 경제단체연합회의 조사역으로 있는 「구노·가쓰라」(구야계)씨가 『급진정책과 경제단체의 대응』이란 관점에서 영국·서독의 경우를 소개한 것을 요약한 것이다.

<영국>-인기 없는 국유화정책
영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노동당 내각과 노조와의 관계 ▲노동당의 국유화 정책이다.
우선 「월슨」노동정권의 성립계기가 탄광노조의 나업에서 비롯된 노동문제라는 점에서 볼 때 노동당과 노조와의 관계는 명확해진다.
「윌슨」 내각은 출범 즉시 탄광노조의 요구를 대폭 수락하여 당면한 난국을 일단 수습하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성과를 배경으로 했다고 해서 「윌슨」노동정권이 무한정으로 노조의 요구를 들어줄 수는 없는 것 같다.
즉 정부와 노조가 일체 될 경우의 문제점은 노조가 문제해결의 능력을 상실하고 만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노조의 의견을 고려해서 정책을 짤 것이며 노조는 정부의 결정에 협력하지 않으면 안될 입장에 놓이게 될 것이다.
다음 산업국유화에 대해서는 노동당내부에서도 의견이 대립돼있다.
국유화정책이 노동자에게 인기가 없는 것은 민간기업에 비해 노사관계가 불리하고 저임금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영국산업연맹은 노동당의 국유화문제에 대해 당초부터 반대, 적극적인 저지운동을 전개하고있다. 「베이트먼」회장은 『우리는 지금 경제전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을 묵시 할 수 없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현재이상으로 국유화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고 동시에 국민에게는 자유경제체제가 근본적으로 유익하다는 것을 이해 시켜야만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베이트먼」회장은 실제 이 문제로 「월슨」수상과 회담하는 등 국유화 저지에 전력을 다하고있다.
영국산업연맹에는 「기업문제위원회」라는 조직이 있는데 최근 이 위원회는 「주식공개기업의 책임」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바 있다.
이 보고서는 『기업은 법률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으로 사회의 의사에 기초를 두고있다』고 지적, 법률이 미치지 않는 부면에서도 기업은 그 활동이 환경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적절한 배려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또 영국산업연맹은 종업원의 의사결정참가에 대해 서독형의 공동결정방식에는 반대하고 직장에서의 노사협의회제도에 찬성하고있다.

<서독>-높아져야 할 정치의식
서독의 집권당 사민당은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서독에는 이미 이전부터 철강업과 석탄산업에서는 노동자의 대표를 감사역회에 반수 참가시키는 제도가 있어왔다.
사민당은 이러한 2업종에 한했던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종업원 2천명이상의 모든 기업에 확대한다는 개정법을 제출하고있다.
그밖에 동당은 노동자의 재산형성법안을 준비하고있다. 이 법에 따르면 기업은 이익의 10%를 노동자를 위한 기금에 주식으로 각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각출이 계속되면 노동자는 주주로서 지위가 향상되어 경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된다.
결국 서독의 노동자는 공동결정제도를 통해 주주와 동등한 권한을 갖게되고 주주로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극언한다면 기업의 결정권은 완전히 노동자의 손에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같은 것은 실질적인 경제의 사회주의화로 볼 수 있는데 서독의 경제계는 이에 대한 반대운동을 전개하고있다.
결국 정치분야에 있어서 좌우의 분극화가 경제활동의 기초를 위협, 경제계가 이에 휘말려 들어가지 않을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신중한 계획아래 착실한 발전을 이루어 가는 사업이 정치환경의 변화에 의해 하루아침에 허무한 것이 돼 버릴 수가 있다.
따라서 사업의 계속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정치사회환경의 유지가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치에 대한 실업인의 의식이 높아져야 하며 정치참가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외지에서> 【구노·가쓰라(구계 주)<일 경제단체연합회 조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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