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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림비공」유혈사태로 확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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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경23일 AFP·로이터종합】1주일여 전부터 중공 당 간부와 공장지배인을 비난하는 대대적인 대자보운동이 개시된 이래 처음으로 23일 북경시의 벽에는 우파집단이 극좌파 집단과 무력 유혈충돌사건을 일으켰다는 대자보들이 나붙음으로써 비림비공 운동이 바야흐로 1960연대 문화혁명 때를 방불케 하는 유혈사태로까지 확대 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3일 북경시 중심 번화가에 외국인들까지 볼 수 있도록 나붙은 일련의 대자보들은 지난 19일 강서성 성도 남창시에서 우파에 속하는 공장노동자들이 곤봉·철봉 및 돌팔매 등으로 무장하고 시가 순찰대를 조직, 10대의 화물 자동차를 빼앗아 돌들을 가득 싣고 극좌공산주의자들과 무력충돌을 일으켜 피를 흘린 끝에 체포되었다고 자세히 보도했다.
북경에 올라온 남창시의 여러 공장노동자들이 쓴 이 대자보들은 강서성 당국자들이 중공정부와 공산당의 명령을 어겼기 때문에 이 같은 유혈충돌사건이 일어났다고 비난하고 당 주석 모택동에게 직접 개입해서 혼란을 수습하도록 호소했다.
22일 나붙은 한 벽보는 강서성의 일부공장지배인들이 「쿠데타」를 기도하면서 생산활동을 「사보타지」하고 노동자들을 탄압했다고 신랄히 비난했다.
이 벽보에 서명한 남창「트랙터」공장노동자 5명은 모 주석과 당 중앙기구에 이런 사태를 보고하기 위해 북경에 왔다면서 이 공장은 지난 6개월 동안 공장년간생산 할당량의 3.6%밖에 달성하지 못하고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이것은 비림비공 운동을 전환시키려는 관리들의 술책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홍콩23일 AFP동양】중공당 이론지「홍기」는 23일 법의 지배와 폭력을 통한 진보적 개혁을 옹호한 전국시대의 대표적 법가 상앙, (?∼BC338)을 대대적으로 찬양함으로써 현재 중공에서 진행되고있는 비림비공 운동에 새로운 호전성을 더했다.
상앙의 개혁운동은 노예제 사회에서 봉건적 사회로 이행하는 과도기의 사회적 변혁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고 찬양한 「홍기」의 논설은 특히 상앙이 ①놀고먹는 자 ②전공 없이 영예를 누리는 자 ③하졸 없이 존귀를 누리는 자 ④국록 없이 부유한 자 ⑤공직 없이 지휘하는 자 등을 5대 사회악으로 분류했음을 강조하면서 현 시기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 같은 사회의 기생충들을 제거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홍기」는 이어 전쟁은 전쟁을 통해 그리고 형벌은 형벌을 통해서만 없앨 수 있다는 상앙의 견해를 높이 찬양하면서 특히 형벌에는 친소의 구별이나 지위의 고하에 차등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그의 의미심장한 주장을 소개했다.
당 이론지「홍기」가 새삼스럽게 상앙의 폭력론을 찬양하고 나온 것은 비림비공 운동이 당내 좌파세력이 온건파를 겨냥하여 주도하고있는 것으로 추측하는 「업저버」들에게 의미심장한 사태발전으로 평가되고있다.
한편 신화사통신은 23일 중공 민병대는 공공질서유지에 협조함으로써 현재 벌어지고 있는 비림비공 운동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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