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유괴사건 계기로 미국에서 번창하는 사설 신변보호회사|거부·유명인·배우들이 단골|주13만「달러」버는 회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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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유괴사건이 전세계에 전염병처럼 번져나가자 거부·유명인사·고위실력자들이 신변보호를위해 사설신변보호회사에 줄을이어 몰려들고 있다.
유명한 영화배우 「바브러·스트레이전드」와 「엘리자베트·테일러」는 그들의 자식들을 보호하기위해 경호원을 고용했고 최근에는 「홈·런」왕 「행크·아론」에게도 전직 형사출신의 비밀경호원이 붙게되었다.
「라스베이거스」의 「힐븐·호텔」은 「엘비스·프레슬리」나 「조니·캐쉬」같은 「톱·스타」들과 공연계약을 맺을 때 「신변완전보호」란 혜택을 따로 보장해야한다.
최근 신문왕「허스트」씨의 딸「패트리셔」양의 충격적인 납치사건이래 경호원에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의 일급 경호회사「와켄허트」사는 단 하룻만에 항공회사·은행·신문사등 5개처에서 주문을 받았다.
10년전만 해도 10명의 경호원을 부리고있던 「가즈사크」사는 이제 6백85명의 경호원을 채용하고있고 1주의 수입이 12만7천「달러」가된다.
사설경호원의 정확한 숫자는 아직밝혀지지 않았지만 미국세청의 비공식집계로는 전미국에 2천2백명가량되며 가정교사겸용의 여성경호원도 등장하고 있다.
경호원이라면 살이 찌고 거무튀튀하며 육중한 모습을 하고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얼굴에 흠집하나 없고 코가 짜부라지지도 않았다.
「프랭크·시내트러」의 경호원은 은발머리에 날씬하며, 가수 「뉴튼」의 그림자같이 따라다니는 25살짜리 경호원은 그이 고용주만큼 미남이다.
이들 경호원의 전직도 여러 가지지만 가장 인기있는 것은 대통령비서경호원출신.
그도 그럴것이 이들은 비밀경호원의 자격을 얻기위해 권총과 기관총을 능숙하게 다룰줄 알아야 하고 당수나「레슬링」권투도 조금씩하고 구급치료법까지 「마스터」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간당 15「달러」씩이나 받지만 수요가 원체 달러 대개의 경호원은 전직FBI 요원이거나 경찰 혹은 군대출신이다.
이렇게 유명인사가 경호원을 두게되자 그것이 이제는 사회적 신분의 새로운 상징이 되어버렸고 벼락부자들은 아무일이 없는데도 경호원을 고용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경호원들의 일은 무척 까다롭다. 고용주의 모든 생활습관을 알아서 회사출근길을 매일 바꿔야하고 똑같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지못하도록 해야한다.
일단「호텔」을 잡으면 양옆방을 사전에 검사하고 아래위층까지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아직까지 경호원의 보호를받고있는 동안 납치된 사람은 없지만 목숨을내건 암살자에게는 속수무책.
「케네디」대통령도 육탄방어 훈련을 받은 경호원앞에서 숨졌고 「로버트·케네디」의원이 총에 맞았을 때 경호원은 바로 코앞거리에 있었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유명한 영화배우「에버·가보」가 값진 모피와 보석으로 몸을 휘감고 나들이를 가는데 경호원이 앞을 가린다.
「가보」는 화가나서 『당신은 나를 보호하기위해 고용된 것이지 「카메라」를 가리라는 것은 아니었소.』그러나 그게 바로 경호원의 임무다.
그렇다고 경호원의 임무가 항상 고달프지는 않은 모양. 「체이스·멘해턴」은행사장「데이비드·록펠러」씨의 경호원인 「스완지」는 자기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록펠러」씨가 주은래나 「브레즈네프」등등을 만나는데 참석하고 돈까지 받는다는 걸 생각해보게. 근사한 일이지.』

<퍼레이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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