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작년 4분기 1494억 적자, 황창규 연봉 60% 반납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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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KT 경영진이 급여 일부를 자진 반납하고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다.

 28일 KT에 따르면 황창규(61) 회장은 전날 새로 선임된 임원들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열고 솔선수범해 기준급 3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장기성과급도 경영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황 회장의 올해 연봉은 이석채 전임 회장이 지난해 받은 연봉에 비해 6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새 임원진 역시 기준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뜻을 모았다. KT는 전날 인사로 임원 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이처럼 연봉을 반납하면서 약 200억원의 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회의에서 황 회장은 모든 투자와 비용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불필요하고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기로 했다. 또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 대한 정리작업도 단행한다.

 이는 실적 악화에 따른 긴급 ‘처방’으로 풀이된다. 이날 KT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4분기 14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적자를 낸 것은 2009년 4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전체 영업이익도 8739억원으로 전년보다 27.7%나 줄었다. 지난해 두 차례 영업정지를 받고, 보조금 경쟁 등에 따라 무선통신 분야의 수익성이 감소한 게 주 원인이었다. 유선전화 가입자도 줄면서 유선통신 분야의 실적도 나빠졌다.

 반면 경쟁사인 SK텔레콤은 준수한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SK는 이날 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매출 16조6021억원, 영업이익 2조111억원, 순이익 1조60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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