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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하원 외교위 「자블로키」보고서 한국 관계 부분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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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음은 미 하원 외교 위원회의 국가 안보정책 및 과학개발분과 위원장이 의회에 제출한 극동지역 시찰 보고서 중 한국 관계 부분의 요지이다.

<미·중공 화해의 영향>
우리 사절단은 방한 중에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하여 김 총리, 김 외무장관, 정 국회의장 등 여러 한국 고위 관리를 만났고 현지 주재 「하비브」미 대사 및 기타 외교관들로부터 상세한 경세를 청취하였는바 한국의 외교 정책이 미국의 대 중공 화해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미국과의 긴밀한 군사·경제적 유대를 지속하는 것이 한국 외교의 기본이며 미국도 이에 대하여 계속 우호적 관계를 증진시켜 나가려 애쓰고 있다.
이처럼 협조적 상호관계 가운데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안보면에 있어 미국의 대 중공 접근과 「닉슨·독트린」의 여파 때문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은 주한 미군 감축과 군 장비 현대화를 위한 원조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한국 관리들은 SEATO와 같은 지역적 집단안보기구가 일본의 참가 없이는 더욱 약화 내지 붕괴되지 않을까 염려하기 때문에 이를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러나 이러한 집단안보기구 보다 미군의 계속 주둔을 바탕으로 한 쌍무적 방위 협정에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약4만의 미군이 「유엔」군의 주역으로서 한국에 남아 있다.
이들은 한국을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방위하는, 더 정확히 말해서 그러한 공격을 예방할 만큼 강력한 방위 태세를 유지하려는 사명을 띠고 있다.
사실 한국은 현재 60만 병력을 유지하고 있는데 국방비가 국가 예산에 끼치는 부담은 매우 큰바 있다.

<전도 밝은 한국경제>
따라서 한국군의 근대화(특히 통신·수송·공군력에 있어서)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한국군 현대화를 위하여 미국은 1971∼75년 기간 중 국군 현대화 자금을 제공할 것을 약속하였으나 유감스럽게도 미국 의원에 대한 여러 가지 경합된 수요와 기타 경제적 요인으로 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한국 정부측도 실망을 표시하면서 자국부담 증가의 불가피성을 인정하지만, 그것이 경제개발계획 추진에 지장을 주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1973년도의 국민 총생산 16.9%증가와 무역의 급성장이 보여주듯이 건강하고 장래가 밝다.
한국의 주도하에 시작된 남북 대화는 쌍방의 접근 방법상 차이로 정돈 상태에 빠져 있는데 이는 현 한국의 안보·경제 및 정치적 정세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남북한의 새로운 긴장은 38선 부근의 황해 상에서 북한 포함이 한국 어선을 공격한 지난 2월15일의 사건으로도 실증되고 있는데 한국어선 한 척은 격침되었고 또 한 척은 납북되었다.
북한의 비타협적인 태도는 우리들이 판문점을 방문했을 때도 명백히 나타났다.

<북괴, 휴전협정 위반>
쌍방은 비무장 지역 안의 경비원을 35명으로 제한하게 되어 있었으나 북한은 이를 위반하고 있었고 소위 그들이 이 지역에 건실한 「평화촌』의 가옥들은 농가가 아니라 탄약고였으며 그곳에는 농민이 상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외부에서 「버스」로 실어 온 사람들이 있었다.
공산 측은 그곳에 장치해 놓은 거대한「스피커」를 통해 매일 대남 선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우호 관계 계속돼야>
최근의 남북한 관계로 볼 때 통일을 위한 대화의 진전은 그 전망이 매우 어둡게 보였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남북 대화의 정체로 말미암아 이 지역 안에서의 앞으로의 미국의 안보상 이익이 저해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이 같은 적대적 분위기가 지배하고 있는 한 한반도에서의 안정을 추구하는 노력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납북 대화의 파탄이 부정적 측면을 노출하여 한국 내 정치 정세를 복잡하게 하였고 한국 정부는 금년1월 긴급조치를 발하여 대내적 체제의 정비·강화를 단행하게 되었다.
그 결과 현재 미국과 한국 사이에 이견과 문제점이 있을 수 있으나 우리는 앞으로도 한·미 관계는 강력한 우호 관계를 계속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전폭적인 지원 필요>
미국은 한국이「아시아」의 맹방 중에서 가장 오래 그 믿을 수 있는 우방이며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만 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의 한국 사태를 검토한 결과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로 한국 안에는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일부 존재하지만 야당도 북한의 남침 위협에 대한 정부의 방위 태세에는 반대하고 있지 않다.
둘째로 한국과 같은 개발 도상국의 지도자들은 비판과 도전에 대하여 창의력과 결단과 인내를 발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들은 흥분하거나 비판에 끌려가서는 안되며 장래의 진보, 자유 및 발전을 지향하는 노력을 계속하여야 한다.

<자신에 찬 한국 모습>
그리고 그들은 미래의 번영은 자신과 낙관론에 입각한 적극적 행동에 의해서만 가장 효과적으로 이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서강 대학에서 있었던 두 가지 행사에서 한국의 자신에 찬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첫째는 동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딸을 보기 위해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졸업식과 둘째는 미국 원조 자금으로 세워진 새 도서관의 준공식이었다.
동 대학에서 우리는 활기와 희망에 찬 한국민의 맥박을 느낄 수 있었으며 침략을 물리치고 자유와 진리를 확보하려는 한·미간의 공동 노력 및 생산적 우호 관계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이「아시아」에서의 역할은 축소함에 따라 복잡한 안보·경제 및 정치 문제가 제기될 것이다.
한국 및 「아시아」 전체에서 명예와 번영의 증진이라는 상호 유익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한국과 미국은 다 같이 진지하고 성실한 노력을 계속 해야 할 것이다. <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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