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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두 소녀, 그 시절 연아와 똑같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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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래의 ‘피겨 여왕’을 꿈꾸는 김해진(17·과천고)과 박소연(17·신목고)의 시니어 첫 국제대회는 ‘합격’이었다. 김연아(24)와 함께 다음 달 소치 겨울올림픽에 참가하는 두 유망주를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김해진은 지난 2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끝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57.98점, 예술점수(PCS) 51.38점을 합쳐 109.36점을 받았다.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 57.48점을 받았던 김해진은 합계 166.84점을 기록, 전체 6위에 올랐다.

 박소연은 프리스케이팅에서 106.80점(기술점수 53.14점, 예술점수 53.66점)을 받아 쇼트프로그램(55.91점)과 합쳐 162.71점으로 9위를 차지했다. 두 선수 모두 개인 최고점을 받으며 참가 선수 21명 중 상위권에 올랐다. 이 대회 우승은 지난달 전일본선수권에서 아사다 마오(24)를 꺾고 2위에 올랐던 무라카미 가나코(20·196.91점)에게 돌아갔다.

 김해진과 박소연의 시니어 데뷔는 8년 전 김연아의 성인무대 진출과 오버랩된다. 김연아는 만 16세였던 2006년 11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시리즈 4차 대회를 통해 시니어 국제대회에 데뷔했다. 당시 김연아는 합계 168.48점(쇼트 62.68점, 프리 105.80점)으로 3위에 올랐다. 김해진과 박소연의 순위는 김연아의 시니어 첫 순위보다 낮지만 160점을 넘긴 건 충분히 고무적이다.

 김해진과 박소연에게 김연아는 지도이자 나침반이었다. 지난 15일 빙상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둘은 “롤모델인 연아 언니 뒤를 따르게 돼 영광이다. 연아 언니 덕분에 소치 올림픽에 나갈 수 있어 감사하다”며 입을 모았다. 지난해 11월 목동에서 열린 회장배 랭킹대회에선 박소연이 1위, 김해진이 2위에 올라 소치에 가게 됐다.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 덕분에 한국은 소치 올림픽 여자 피겨에 3명이 출전할 수 있다.

 김해진은 트리플 5종(플립·러츠·살코·루프·토루프) 점프를 초등학교 6학년 때 마스터했을 정도로 기술이 뛰어나다. 2012년 9월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2005년 김연아 이후 7년 만에 대회 정상에 올랐다. 박소연도 2012년 1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겨울 유스올림픽에서 4위에 오른 뒤 같은 해 9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둘의 소치 올림픽 목표는 프리스케이팅 진출이다. 올림픽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상위 24명 안에 들어야 프리스케이팅에 나설 수 있다. 이번 시즌 ISU 공인대회 개인 최고 기록을 보면 김해진이 시니어 전체 21위, 박소연이 25위에 해당한다. 박소연은 “연아 언니가 은퇴하면 우린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면서도 “소치 올림픽은 언니와 함께하는 만큼 연기를 마음껏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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