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탁구의 새로운 좌표 설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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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이 일본·중공이 주축이되 되고 있는 아시아 탁구연합(ATTU)에 회원국으로 가입 신청한 것은 한국탁구의 새로운 좌표설경으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72년 이후 아사아탁구는 이른바 중공·일본·북괴 등이 중심이 되어있는 ATTU와 한국·인니 등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ATTF(아시아탁구연맹)로 양분되어 왔다.
71년 제31회 나고야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일본탁구협회장이던 고 고또는 아시아연맹에서 자유중국을 축출, 중공·북괴 등을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견해가 한국을 비롯한 인니·필리핀 등과 대립되자 일본은 아시아 연맹을 탈퇴, 중공 등과 새로운 아시아 탁구기구를 결성한 것이 바로 ATTU이다.
따라서 아시아는 1950년 이후 21개국의 회원국을 가진 기존의 ATTF에서 일본이 중공·북괴·월맹 등과 탈퇴하여 따로 결성한 ATTU가 72년5월16일 발족, 기형적인 2원 체제로 이끌어지게 됐던 것이다.
일본·중공이 만든 아탁연합은 그동안 북경에서 아시아 아프리카(AA) 친선대회를 개최한데이어 제1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르자 아탁연맹에서도 인도네시아에서 따로 아시아 선수대회를 갖는 등 아시아에는 2개의 선수권대회를 여는 기형적인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런 2개의 조직 분규에 대해 국제탁구연맹은 『지역연맹은 지역연맹끼리 해결하라』고 72년6월26일 유고 사라예보 세계이사국회의에서 결정, 아시아지역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밖에 없었던 것.
그동안 ATTF회원국은 점점 줄어들어 현재 한국·인니·쿠웨트·월남 등 4개국만이 남아 열세를 면할 수 없었는데 이번 한국과 인니가 4월2일부터 일본 요꼬하마에서 열리는 ATTU의 제2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계기로 과감히 가입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오기무라 국제부장이 『한국의 신청은 ATTF의 소멸을 의미하지만 ATTF가 해체총회를 가졌는지 모르겠다』다고 밝힌 점과 ATTU의 주두권을 쥔 중공의 반응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그러나 한국은 72년 사라예보 대회에서 세계정상을 정복, ATTU가 한국가인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며 4월9일과 16일에 있을 ATTU총회에서 한국문제가 논의될 것이며 나아가서는 5월2일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국제연맹이사국회의에서 어떤 결단이 내려지게 될 것이 분명, 아시아탁구는 새로운 시기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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