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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에 날개 편 창작극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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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해까지 창작극 공연이 부진해왔던 연극계가 공연「시즌·오픈」인 3월부터 활발한 창작극 공연을 갖게된다. 문예중흥 5개년 계획의 하나로 문예진흥원에서 그간 공연실적이 우수했던 9개 극단(가교·여인극장·실험·산하·「드라머·센터」·광장·산울림·자유·신협)이 창작극 공연비를 지원 받게 되어 우선 9개의 창작극 공연이 예정되어 있으며 지난 2월 『활화산』공연을 가졌던 국립극장이 앞으로 3개의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약 9개 극단이 문공부지원아래 창작극 지방순회공연을 가질 계획이므로 적어도 22편의 창작극이 올해 공연될 예정인 것이다.
이 같은 많은 창작극공연을 앞두고 연극관계자들은 우선은 창작극이 발전할 계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연례적으로 보아 그간 연극계는 창작극보다는 번역극 쪽에 큰 비중을 두었고 공연숫자도 번역극이 오히려 많은 편이었다. 창작극 공연이 많았던 지난해의 경우 국립극장과 예술극장에서 무대에 올려진 14편의 연극 중 창작극은 그 반수인 7편이었다.
그러나 국립극장 이외의 다른 장소에서 공연된 연극은 번역극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창작극 공연지원사업을 직접 맡고 있는 홍기삼씨(문예진흥원)는 선정된 9개 극단의 공연 수만 계산해도 예년에 공연되는 1년 공연 수와 같다고 말하고 이런 방식으로 창작극 공연지원사업이 5년 계속된다면 적어도 연극계에 50여개의 창작극 「레퍼터리」가 확보되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
한정된 수의 극작가, 수지가 맞지 않는 공연비용, 토착화되어 있지 못한 창작극 「레퍼터리」등 여러 여건을 감안한다면 창작극 공연지원사업이 연극중흥을 위해 효과적이라고 여석기씨(고대교수)는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연극에서 가장 중요한 탁월한 작가의 탁월한 작품이 갑자기 써지는 것이 아니므로, 기대를 걸만한 작품이 나올는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것이 여교수의 의견이다
연극계 일부에서는 3월7일부터 5월28일까지로 예정된 9개 극장의 공연에 따르게될 작품의 질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비교적 짧았던 공연준비기간과 작품준비기간 때문에 수준이상의 작품이 발표되겠느냐는 것이다.
김동훈씨(실험극장 대표)는 공연자의 입장에서, 값이 오른 대관료·작품료·「세트」비를 지출하고 나면 오히려 모자라는 공연지원비를 받아 사용한 후, 지원을 받고도 연극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따를 것을 우려했다.
창작극 공연지원사업이 중간에 변경되면 지원사업이 시작되기 이전보다 연극계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데 관계자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여석기씨는 창작극 공연지원사업으로 창작극 공연지원금 지급 외에도 극작가 기금확보, 젊은 작가들의 「워크·숍」보강 같은 여러가지 계획이 이루어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박금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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