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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사태' 엇갈리는 외신] "위기 가중" "단기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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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 등 한국 경제의 최근 악재에 대해 주요 외신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대북 햇볕정책에 부정적인 논조를 펼쳐왔던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AWSJ)이 오랜만에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론을 주장한 반면, 1997년 한국의 경제위기 가능성을 처음으로 지적했던 블룸버그통신은 최근의 SK 사태로 상징되는 한국 경제의 불투명성이 또 다른 위기로 비화할 수 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AWSJ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와 현대상선의 대북 송금 파문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재벌 회계 부정 사건으로 한국 경제에 97~98년의 금융위기가 재현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문가들은 "아마 그렇지 않을 것(Probably not)"이라고 답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재벌 회계 부정 사건이 한국 경제에 단기적 충격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한국 정부가 국제 투자가들의 신뢰를 얼마나 잘 유지하고 재벌 개혁을 얼마나 단호하게 추진하는지에 좌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최근의 SK 사태가 미국의 월드컴 파문과 같은 충격을 가져와 90년대 말 금융위기 이후 회복되고 있던 한국경제를 위기로 몰고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통신의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17일자 기고문에서 SK그룹 사태는 월드컴과 마찬가지로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처럼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의 부채문제와 불투명한 회계관행이 한국의 금융위기를 부른 배경이 됐다며 투자자들은 한국이 세계 최대의 회계부정 국가들 가운데 하나라는 인식을 여전히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또 최근 북핵 문제로 인해 북한과 미국의 갈등관계가 심화하고 있는 것도 한국의 경제와 금융시장에 악재가 되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신용카드 연체율 상승도 문제라고 지적됐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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