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듀·김치는 스위스·한국인 지혜 산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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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디디에 부르크할터 스위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분야 실질 협력과 국제무대에서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수도 베른의 연방정부청사에서 정상회담과 협정 서명식을 갖고 ▶금융·중소기업 협력과 제3국 공동진출 ▶직업교육 협력 ▶과학기술기관 간 협력 ▶기후 변화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등에 의견을 모았다. 이어 서명식에선 사회보장협정과 각종 협력을 뒷받침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서 부르크할터 대통령 주최 오찬과 공식 환영식을 잇따라 갖고 환담했다. 특히 부르크할터 대통령은 오찬이 열리기 전인 이날 오전 10시 박 대통령이 묵는 숙소로 찾아와 첫 인사를 나눴고, 오찬도 박 대통령이 묵는 호텔에서 열었다.

 박 대통령은 공식 환영식에서 부르크할터 대통령의 환영사를 들은 뒤 “스위스가 중립국 감독위원회 일원으로 한국과 인연을 시작한 이래 지난 60여 년 동안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여했다”며 “스위스는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를 통해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데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은 두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협정 서명식 등에서 11건의 MOU와 협정(1건)을 맺었다. 이날 체결한 MOU는 ▶공동워크숍·인력교류 등을 통한 기술사업화·창업지원 ▶양국 민간기업 협력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는 산업기술 협력 ▶국가장학금 지원을 통한 인적교류 활성화를 꾀하는 교육협력 MOU이며 ▶한국 근로자의 스위스 파견근무 기간 중 연금보험·고용보험료 납부를 면제해 주는 사회보장 협정도 맺었다.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서 양국은 비즈니스 협력 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중소기업 5개사가 산업용 설비·정밀 기계 부품 소재 공급 MOU를 맺고 올해 상반기 1억7200만 달러어치의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부르크할터 대통령과 함께 한·스위스 경제인 포럼에서 “양국의 대표적인 음식인 퐁듀와 김치는 열악한 환경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개발된 음식으로 도전을 기회로 바꾸는 양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잘 보여준다”며 “창의와 개방,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해 성장해 온 양국이 서로 지혜와 역량을 합친다면 보다 밝은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양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서로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확대하고 제3국 시장에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양국 경제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른=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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