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탈락과 유류난의 한파-열기 잃은 영국 축구|축구 유학 후 귀국한 허승표 선수가 전하는 근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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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 나라 축구 선수로 처음 영국에 축구 유학, 1년 반 동안 선수 생활을 했던 허승표군 (서울은·27)이 지난주에 귀국, 최근의 영국 축구 동향을 알려줬다.
허 선수는 보성고·연세대를 거쳐 서울은 소속으로 있다가 72년10월 도영, 「브라이튼」「커벤트리」 등 명문 「프로·팀」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선수 생활을 했으며, 작년 6, 7월에는 영국 축구 협회 (FA)의 「코칭·스쿨」에서 우리 나라의 「코치」로 있었던 서독의 「크라우춘」 등과 함께 수학, 한국 최초의 FA「코칭·라이선스」를 획득했다.
그 뒤는 「풀·햄」 선수로 「스페인」에 원정 「바르셀로나·팀」과 대전, 첫「골」을 얻기도 했다.
그가 밝힌 최근의 영국 축구는 「뮌헨·월드·컵」 지역 예선전에서 「폴란드」에 져 비통에 잠겨 있다는 것과 「에너지」 파동으로 축구계 전반이 큰 타격을 입어 전전긍긍하고 있다는 것.
세계의 축구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두 그렇듯이 영국 축구야말로 「스태미너」와 힘에 있어서는 세계 최강인데 「폴란드」와의 「홈·게임」에서는 「슈팅」을 속사포처럼 쏴 댔는데도 「페널티·골」 1개만을 얻었을 뿐 끝내 l-1로 비겨 영국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켰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전까지 최대의 존경을 받았던 「앨프리드·램지」 감독은 선수 교체 작전 등에 실패했다고 해서 교체의 기로에 서 있다는 것.
「에너지」 파동의 후유증은 심해 모든 「클럽」들이 적자 경영에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겨울철은 가뜩이나 관중이 없는 때인데 정부에서 「나이터」사용을 금지하고 있어서 각 「클럽」은 비싼 자가 발전기를 매입하고 되도록 경기 시간을 앞당겨 「나이터」 경기를 피하고 있지만 유류난으로 자가용이 줄어 관중은 평년의 반수 밖에 안 된다고 한다.
따라서 법률에 금지되어 있는 일종 「게임」을 실시하고 일기가 따뜻한 5, 6월에 경기를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도 세우고 있는데 그 실시 여부는 아직 미정.
이같이 어두운 면이 있지만 그런 대로의 밝은 면은 1급「프로·리그」의 「리즈·유나이티드」가 영국 사상 28전 무패의 기록을 세워 이 연승의 기록이 어느 만큼 연장되느냐에 「팬」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
과거의 기록은 「블랙풀」의 19전 무패인데 이 연승 기록을 9개나 연장했으니 화제가 될만하다.
또한 작년 10월에「컴백」한 「맨치스터·유나이티드」의 「조지·베스트」가 다시 왕년의 묘기를 발휘, 그의 「게임」에는 관중이 밀려 닥쳐 「맨치스터」는 하위 「그룹」에 맴돌고 있으면서도 많은 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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