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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추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혹한이 사흘째 기승을 부리고 있다. 수원은 영하23도나 된다. 이런 추위가 정초까지는 계속되리라 한다.
당초에 관상대 예보로는 주말이면 풀린다고 했었다. 그리고 보면 관상대는 겨울로 접어들면서 올해에도 따뜻한 겨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었다.
겨울이 추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뜻한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사실은 지구 자체가 지난 10년 동안 조금씩 냉각되어 가고 있다. 그것은 북극에 있는 「한기권」이 부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래서 「스웨덴」에서는 빙하가 해마다 전진해가며 있다. 북빙양에 있는 「프란츠·요제프」도의 기온은 지난 10년 안에 10도나 떨어지고 있다.
왜 북극한기권이 강해지고 있는 것인지, 또 그 방향이 어떻게 바꾸어지는지는 분명치 않다. 그저 해류와 무슨 밀접한 관계에 있을 것으로만 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 북극한기권의 방향이 해마다 조금씩 바뀌어 진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방위의 기묘한 변화에 따라 어느 해에는 이상한파가 기승을 부리고 어느 해에는 이상한동이 된다.
관상대의 점이 틀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지구 자체가 미치광이가 되어 있는 것이다.
우선 지구의 자전부터가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지구의 내부「에너지」도 변화를 일으키고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보는 학자도 있다.
하기야 북극지방의 저온화 현상은 아직 서반구 쪽에 치우쳐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는 아직은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 위도가 북구에 비겨 삼면이 바다에 덮여 저온화의 영향이 직접 나타나기도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간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볼 수 없다.
관상대에서는 몽고지방에서 발달한 한냉성 고기압 때문에 혹한이 계속되고 있다고 내다보았다.
그러나 한반도에서도 왜 수원만이 유난하게도 빙점하 24도로 떨어진 것인지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는다.
관상대에서는 두 가지 이유를 들고 있다. 하나는 눈이 많이 내린 때문이라는 것이다.
눈은 반사률이 크다. 따라서 눈이 많이 내릴수록 태양광선을 더 잘 반사시켜 버린다. 눈의 표면이 일단 녹았다 얼음이 되면 반사률도 더욱 커진다. 당연히 더욱 추워진다.
그러나 눈은 수원에만 내린 것이 아니다. 또한 위도도 서울과 별로 다르지 않다.
관상대에서는 수원이 분지라는 또 하나의 이유를 들고 있다. 분지에서는 반사냉각작용이 심하다. 또 냉각기류가 흘러든 다음에 그대로 가라앉아 잘 흘러 나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국적으로 추운 겨울에는 언제나 수원의 수은주는 낮아야 한다. 그러나 올해처럼 유별나게 추운 겨울을 수원사람들이 겪었던 기억이 없다. 결국 대기권에 깔린 매연의 「베일」이 한류의 흐름을 막고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추측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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